유씨 두 사람이 차린 설탕가게가 제법 자리를 잡고 있다. ()은 예능 1인자 유재석의 종합편성채널 진출작이라며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음악 토크쇼의 1인자인 유희열로 투톱을 구성했으니 더욱 주목할 만했다. 하지만 그 처음은 어수선의 결정체였다. 시청률의 저공비행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도 의 팬덤이 지켜주는 가운데 재빨리 시행착오를 거쳤고, 마침내 박정현과 거미의 슈퍼매치를 통해 새로운 궤도에 올라섰다. 이제 은 훨훨 날 수 있을까? 아니면 “마지막 회 같아요”라는 말처럼 짧은 영광의 정점을 친 걸까?
이 뭘 하자는 건지는 처음부터 분명했다. 다큐멘터리영화 에서 힌트를 얻어, 한때 최고의 한 곡을 터뜨렸지만 돌연 무대에서 사라져버린 가수를 찾아보자. 너무 멀리는 가지 말자. ()로 재활용의 가능성이 입증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의 노래를 찾자. 그리고 그의 명곡을 현대적 감각의 스타 프로듀서와 가수에게 맡겨 새로운 세대의 마음속으로 역주행시키자. 그런데 어떻게? 여기에서 발이 엉키고 혀가 씹혔다.
에 나올 법한 곡을 골라, <tv> 식으로 옛 가수를 찾고, 처럼 새롭게 해석해 경연한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종합선물세트 같은 재미를 만들어낼 것도 같았다. 여기에 누가 슈가맨인지, 노래와 가수를 찾아내는 게임쇼의 요소도 더했다. 그리고 정규 편성되자 10~40대의 세대별 평가단을 초청해, 서로의 감수성을 들여다보는 세대 공감 토크쇼의 느낌도 더하려 했다. 그래, 종합선물세트가 맞았다. 뭔가 많이 들어 있는데, 또 여기저기서 먹어본 맛이다. 만의 진미는 찾기 어려웠다.
설탕가게의 진열대는 점점 무언가를 걷어냈다. 파일럿에서는 추적맨을 동원해 슈가맨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큐처럼 보여주었다. 딱 한 번 정도만 유효했다. 슈가맨은 대부분 고만고만한 음악 주변의 일을 하고 있었다. 죽은 줄 알았는데 되살아난 처럼 극적일 수는 없었다. 왁자지껄한 집단 토크쇼도 정리됐다. 특히 슈가송이 유행할 때는 들어볼 수가 없었던 어린 출연자들의 영혼 없는 리액션은 의미가 없었다. 반대로 허경환의 말처럼 “언제까지 모른 척해야 하는 거예요” 하는 상황도 적지 않았다. 편곡자들의 과도한 의욕도 조금씩 수위를 낮춰갔다. 후크 되는 몇 부분 빼고는 전혀 다른 곡이 되어버린 슈가송은 어느 세대도 만족시키기 어려웠다.
과잉을 들어낸 자리는 익숙함이 차지했다. 윤종신, 정재형이 프로듀서로 투입된 7, 8회의 토크가 가장 안정되고 흥미로웠다. 유재석, 유희열은 그동안 어수선한 출연자들을 힘겹게 끌고 가느라 필요 이상으로 흥분돼 있어야 했는데, 오랜만에 본인들도 놀림을 당하며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같은 라디오 토크쇼의 현장에 와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미스미스터, 뱅크, 그리고 요절한 두 가수의 노래와 이야기도 훨씬 귀에 잘 들어왔다. 세대별 평가단의 가성 대결도 재미있었다.
좋은 술자리처럼, 훌륭한 예능은 왁자지껄한 웃음과 노래 뒤에 잔잔한 생각을 만들어낸다. 슈가맨에게 ‘영광의 한때’란 무엇인가? ‘나도 언젠가 슈퍼스타였지’라며 가끔씩 꺼내 먹을 수 있는 추억의 당의정인가? 아니면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는 오늘을 더욱 쓸쓸하게 만드는 거대한 그림자인가? 우리에게 이란 무엇인가? 한때 정말로 눈부셨지만 순식간에 사라져간 가수를 되살려내는 부흥의 잔치인가? 아니면 그 스타의 좌절을 위로하는 척, 나처럼 둥그스름하게 늙어버린 모습에 안도하는 동창회인가? 은 설탕처럼 달콤하고 충치처럼 아프다. 그 모든 걸 덮어줄 수 있는 건 아름다운 ‘노래’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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