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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가 레이디 가가를 이기는 곳

유튜브 뮤직 어워드 ‘올해의 뮤직비디오상’ 수상한 소녀시대, 인지도는 낮지만 유튜브에선 만만치 않은 영향력 지녀
등록 2013-11-20 15:11 수정 2020-05-03 04:27
소녀시대는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지만,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상을 받았다. 음악 세계화의 방식이 변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녀시대는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지만,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상을 받았다. 음악 세계화의 방식이 변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연말을 맞아 올해 한국 대중음악 산업의 이슈를 꼽을 때 꼭 들어가야 할 이슈 하나. 프라이머리의 표절 시비? 그건 당연하다. 하지만 하나 더. 소녀시대의 유튜브 뮤직 어워드(YTMA) 수상. ‘특별상’이나 ‘아시아 아티스트상’도 아니고 ‘올해의 뮤직비디오상’이다. ‘올해의 뮤직비디오상’ 후보에 싸이를 비롯해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등이 같이 올랐다고 해서 소녀시대가 미국에서 그들보다 더 인기가 많을 리는 없다. 다만 YTMA는 유튜브 이용자의 반응을 기반으로 시상한다. 유튜브에서는 소녀시대가 전세계적으로 꽤 알려진 이름이다. 소녀시대가 수상한 노래 의 뮤직비디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만 760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원더걸스는 직접 해외에 건너갔지만

를 가장 많이 본 곳은 한국이 아닌 미국이다. 이 곡으로 미국 진출을 위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한 것도 아니다. 대신 SM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목했다. SM 관계자에 따르면, 그들이 지난 몇 년간 했던 가장 중요한 해외 사업은 SM의 페이스북을 론칭한 것이었다. 그들은 페이스북으로 소속 가수의 공연도 생중계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사 중 최초로 유튜브에 공식 채널도 마련했다. 원더걸스가 로 미국 진출을 시도했을 당시, 한국의 서구 음악 시장 진출은 가수가 직접 해외에 건너가는 것이었다. 그들의 목표는 한 번이라도 더 많은 매스미디어에 노출돼 미국 시장의 반응을 얻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녀시대가 YTMA를 받는 시대의 진출 대상은 특정 국가가 아니다. 한국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인터넷으로 전파하면, 전세계의 누군가는 그들의 콘텐츠에 반응한다.

해외 진출의 패러다임이 특정 국가가 아닌 전세계의 대중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가수의 출신이나 활동 지역에 대한 경계는 점점 사라진다. 이런 변화 속에서 유튜브와 SM을 비롯한 한국의 아이돌 산업은 문자 그대로 죽이 잘 맞는 파트너다. 이미 5년 전, 세계 각지에 있던 동방신기의 팬들은 멤버들의 생일을 맞아 유튜브를 통해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때도 이미 SM 소속의 아이돌 가수들은 서구에서 소수지만 마니아적인 팬덤을 갖고 있었다. SM의 아이돌 그룹이 아시아에서도 대중적 인지도 이전에 강력한 팬덤이 먼저 생기는 특성을 가졌던 것을 감안하면, 서구에서도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 해외 팬들은 매스미디어에서 한국 가수 정보를 얻기 힘든 만큼 유튜브와 SNS로 몰렸고, SM이 만든 페이스북과 공식 채널은 그들을 한데 집결시키고 확산시키는 창구가 됐다.

미국에서 소녀시대의 인기와 인지도는 레이디 가가에 비해 미미한 수준일 것이다. 매스미디어의 관심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전세계의 유튜브 이용자를 기준으로 하면, 소녀시대를 비롯한 한국의 인기 아이돌은 이미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가졌다.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데뷔 준비 중인 두 남자 아이돌 그룹을 경쟁시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WIN)을 제작했다. 데뷔 팀이 결정되는 마지막 방송이 나간 뒤, 유튜브에는 방송 결과에 격렬하게 반응하는 한 서구 여성팬의 반응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YG의 유튜브 채널은 빅뱅을 비롯한 소속 가수들의 영상을 올리고, 이 영상을 통해 YG의 음악을 접한 팬들은 자연스럽게 YG의 신인까지 주목한다. 의 뮤직비디오 공개 직후, 유튜브에는 서구의 한 여성이 에 출연한 유재석에 대해 “지드래곤이냐?”며 반응하는 리액션 비디오(뮤직비디오 등을 보고 반응하는 시청자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가 올라오기도 했다.

SM과 YG는 한국에서 매스미디어의 한가운데에 있는 기획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서구 시장 진출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매스미디어 바깥의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문자 그대로 SNS와 팬들의 인적 관계망을 통한 콘텐츠의 전파가 한국 가수의 서구 진출에 가장 중요한 힘이 되고 있다. 한국 가수가 미국에 직접 가지 않고도, 그들의 매스미디어를 통하지 않고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영향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특정 국가를 기준으로 하면 미약한 수준일 수 있지만, 유튜브를 통해 모인 전세계의 케이팝(K-POP) 팬덤은 유의미한 숫자가 되기 시작했다.

음악시장 변화의 시작, 그 자리에 케이팝이

의 센세이션이 유튜브가 전세계 음악산업에 가진 영향력을 보여줬다면, 소녀시대의 YTMA 수상은 그 유튜브 안에서 케이팝 가수들의 지분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소녀시대가 시상식에서 레이디 가가와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한 것은 젊은 가수들에게 충격이었다”는 <usa>의 언급처럼, 서구의 매스미디어들은 서서히 이 변화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물론 유튜브에서의 반응이 그대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유튜브를 통해 쌓은 서구에서의 인지도를 어떻게 실질적인 수익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빌보드에서는 유튜브 조회 수를 차트에 반영한 지 이미 꽤 됐고, 미국의 10대들은 <mtv>나 라디오가 아닌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는 시작됐고, 공교롭게도 케이팝은 그 변화의 시작과 함께하는 위치에 놓였다.

강명석 편집장</mtv></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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