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명작 변형한 ‘변태 무대’들 잇따라
▣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변태? 그거 얼마나 좋은 건데…. 말짓 몸짓에 목숨 거는 광대들에게 변태는 존재를 거듭나게 하는 미덕이다. 성적으로 지극히 부정적인 어감(‘변태 성욕’의 줄임말)이나, 관객을 웃고 울려야 하는 무대에서는 생존의 조건이다. 탈바꿈하며 새 몸을 찾는 과정은 무대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조건인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변태는 올여름 공연동네의 눈에 띄는 트렌드다. 우리 원작을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에 맞춰 뜯어고치고, 해외 명작을 아예 우리 된장맛 풍토에 맞게 허물을 벗겨낸 변태 무대들이 잇따른다.

선봉에 극단 신시뮤지컬 컴퍼니가 8년 공력을 쏟은 대형 뮤지컬 (7월8일~8월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588-7890)가 있다. 연극판 큰어른이던 극작가 차범석(1924~2006)이 한국전쟁의 비극을 소재로 다룬 고전 이 세계 시장을 겨냥한 뮤지컬 대작으로 다시 태어났다. 출연 중인 중견배우 서희승씨의 말을 빌리면 는 몇만t급 잠수함을 진수시키는 인고의 과정과 비슷하다. 세계적 극작가 도르프만이 줄거리를 우화적으로 가다듬었고, 팝그룹 앨런파슨스프로젝트의 명곡들을 지은 에릭 울프슨이 스태프로 참여했다. 2005년 영국 웨스트엔드 배우 워크숍에 이어 1년 전 오디션에서 뽑은 김성녀·서희승 등의 베테랑 배우들과 배해선·김보경·신성록·성기윤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모였다. 연출가는 를 제작한 영국인 폴 게링턴. 연출가와 통역이 연습장을 두루 돌면서 장면을 번갈아 지시하고, 디테일을 국내 보조 연출자가 다독이는 보기 드문 연습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원작은 한 남자를 애욕의 대상으로 공유했던 산골 마을 두 여인의 갈등이란 줄거리 뼈대만 놔둔 채 모두 바뀌었다. 국군과 인민군을 태양군과 달군의 대립으로, 소백산맥 산줄기 마을은 콘스탄자 마을로 바뀌었다. 이데올로기 빼고 생명과 영혼을 품은 숲산, 탈주병 솔로몬과 여인 나쉬탈라, 신다의 삼각관계가 부각됐다. 숲을 지키려는 마을의 과부들과 태우려는 군대의 갈등, 결말을 장식하는 산불의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또 다른 눈대목으로 등장한다. 신다의 어머니로 출연하는 배우 김성녀씨는 “슬프고 진중한 감정도 재미를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뮤지컬”이라고 말한다.
된장맛 풀풀 넘치는 셰익스피어 희곡
도깨비 세상 속에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감히 녹여넣은 극단 여행자의 은 정반대의 구도로 2002년 초연 이래 롱런을 펼치고 있다. 7월8일까지 서울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02-3673-1392)에서 펼쳐지는 된장맛 풀풀 넘치는 셰익스피어 희곡이다. 그리스 아테네 귀족과 숲 속 요정들이 벌이는 여름날 사랑의 향연이 도깨비 장난에 홀린 네 연인의 토속 연애극으로 탈바꿈했다. 해질 녘 마을 고목 주위로 도깨비불이 돌아다니는 토속적 배경과 도깨비들의 군무, 노래가 정감의 감도를 높인다.
변태 무대에는 외국 광대들도 한몫 끼었다. 영국 춤꾼 매튜 본은 7월4~22일 서울 역삼동 엘지아트센터(02-2005-0114)에서 근육질 남성 무용수가 백조로 등장하는 동성애극 터치의 발레뮤지컬 를 선사한다. 또 대만 배우 우싱궈가 이끄는 당대전기극장의 배우들은 6월29일부터 7월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2280-4114)에서 새뮤얼 베케트의 연극 를 중국 경극풍으로 각색한 (等待果陀)를 선보인다. 산속 절에서 스님들의 참선, 운판·법고 등을 쓰는 불교음악 범패 따위를 좌충우돌 타악 뮤지컬로 풀어낸 도 7월5일부터 8월4일까지 서울 전통문화예술공연장(02-2278-5741)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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