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기자
“만약 우리가 늙는다면 정말 멋질 거예요. 우리가 그 모든 세월을 견디며 살아남았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요. 모든 것은 우리가 어렸을 때처럼 덜 혼란스럽겠죠.”
(1972) 중에서
영국에 살던 시절 가장 좋아한 프로그램은 였다. 경매 프로그램 따위가 뭐 재미있겠냐 싶겠지만, 시골 마을 장터에서 열리는 경매의 과정이란 게 의외로 흥미진진하다. 전문 골동품 수집가들과 골동품을 모으는 것이 취미인 사람들이 진행자와 몰래몰래 눈빛을 주고받는 과정은 잘 빠진 스릴러에 가깝다. 경매란 게 인간의 취향에 근거한 자본주의 활동인 탓에 도무지 결말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건 주인들이 언제나 높은 값을 받아내는 것도 아니다. 100파운드는 족히 되어 보이는 벨에포크 시대 주전자가 겨우 50파운드에 팔리는 순간, 주인들의 눈빛은 낙담으로 가득하다. 20파운드면 백화점에서 구입할 수 있을 듯한 테디 베어가 수백파운드에 팔리는 순간, 주인들의 발간 뺨에 더한 홍조가 띈다. 나에게 영국의 골동품 경매 프로그램은 시장 행위의 기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의지의 승리처럼 보일 때가 있다. 특히 전대로부터 물려받은 빅토리아 시대의 찻잔 세트를 경매에 내놓은 노부부가 “이 돈으로 바르셀로나로 휴가를 갈 겁니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 내지르고 말았다. 지나간 100년의 추억에 값을 쳐서 휴가를 떠난다고? 세상에 이런 현명하고 멋진 양반들이 다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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