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내가 이곳에 온 후 저녁을 먹을 때마다 사람들은 태양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임스 캠벨 지음, 김유경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내가 갔을 때, 그곳은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의 중간 즈음이었다. 태양은 자정 무렵 황량한 들판을 감싸며 사라졌고, 몇 시간 뒤 툰드라 위로 차갑게 식은 듯 떠올랐다. 사람들은 태양과 고래, 지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이모 코스가 그를 찾아 알래스카 오지로 온 사촌 동생 제임스 캠벨에게 이야기했듯이. 하이모는 알래스카 국립북극야생보호구역에 사는 7명의 덫사냥꾼 중 하나다. 미국 중부에 살던 하이모는 1974년 알래스카로 건너와 툰드라 한가운데에 통나무집을 짓고 가족과 함께 살았다. 그들의 저녁 식탁에는 2km를 걸어가서 떠온 물과, 며칠을 헤매 잡은 순록과, 태양과 오로라가 오른다. 나는 그곳에서 ‘3분카레’와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고 콜라로 입가심을 했다. 몸의 속도는 마음의 속도도 통제한다. 태양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우리는, 얼마만큼 더 느려져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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