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지금 서울은 거칠고 더럽고 시끄러운 ‘난장판 도시’다.
(홍성태 지음, 궁리 펴냄)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한 번도 이 도시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치 굵은 고무줄을 허리에 동여맨 것처럼, 달아나려 하면 그만큼의 속도로 튕겨져 돌아왔다.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은 개발이다. 한순간 낡은 집들이 무너지고, 무언가 거대한 것들이 세워졌다. 나는 그 잔해 속에서 놀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중심에서 쫓겨났다. 슬프지만, 이것이 내 마음의 소중한 기념비들이다. 누구도 자신의 고향이라 부르고 싶어하지 않는 도시. 600년의 역사를 스스로 지워버린 난민의 도시. 나는 20세기 건축사를 증언하는 건물들 사이로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이 쏟아져나오는 맨해튼이 불편하다. 오직 사람들이 굳은 얼굴로 분주히 걷는 서울의 거리에서만 편안하다. 나는 불행한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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