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지금 서울은 거칠고 더럽고 시끄러운 ‘난장판 도시’다.
(홍성태 지음, 궁리 펴냄)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한 번도 이 도시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치 굵은 고무줄을 허리에 동여맨 것처럼, 달아나려 하면 그만큼의 속도로 튕겨져 돌아왔다.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은 개발이다. 한순간 낡은 집들이 무너지고, 무언가 거대한 것들이 세워졌다. 나는 그 잔해 속에서 놀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중심에서 쫓겨났다. 슬프지만, 이것이 내 마음의 소중한 기념비들이다. 누구도 자신의 고향이라 부르고 싶어하지 않는 도시. 600년의 역사를 스스로 지워버린 난민의 도시. 나는 20세기 건축사를 증언하는 건물들 사이로 다양한 색깔의 사람들이 쏟아져나오는 맨해튼이 불편하다. 오직 사람들이 굳은 얼굴로 분주히 걷는 서울의 거리에서만 편안하다. 나는 불행한 사람일까.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사랑하는 이들 지키려”…다시 모인 100만 시민 ‘윤석열 파면’ 외침
오세훈 “헌재 앞 야권 천막은 불법…변상금 부과 검토”
트럼프 “우크라이나군 살려달라” 요청에…푸틴 “항복하면 생명 보장”
박찬대 “영구집권 시도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될 것”
건대입구 한복판서 20대 남녀 10여명 새벽 패싸움
인천공항 주차타워서 20대 직원 추락 사망
“헌재도 한동훈도 밟아”…선고 임박에 윤 지지자들 위협 구호
김건희 개인송사 지원한 대통령실…대법 “근거규정 공개해야”
상속세 안 내려 집 팔고 현금 빼돌려도…국세청 추적에 ‘덜미’
“윤석열 즉각 파면”…노동자·영화인·노인·청년 시국선언 잇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