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 중에서
▣ 김도훈 <씨네21> 기자
중년의 배우 밥과 젊은 여인 샬롯이 도쿄에서 만난다. 거대한 ‘통역 불능’(Lost In Translation)의 메트로폴리스에서, 외로운 영혼들은 길 잃은 나그네가 또 다른 나그네를 알아보듯이 사랑에 빠진다. 나그네는 떠나가는 법. 밥은 마지막 순간에 샬롯을 떠나보내며 귓속에 무슨 말인가를 조용히 읊조린다. 하지만 관객들은 이 말을 들을 수 없다. 그는 대체 뭐라고 했을까. 널 영원히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지만 난 너무 늙었어? 즐거운 여행 되세요? 내가 사실 니 애비다? 나는 마음이 쓸쓸한 독신의 밤을 견딜 수 없을 때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마지막 장면을 다시 보며 잠을 청한다. 그때마다 밥의 입 모양을 읽어내려 애를 써보지만, 그게 무의미한 짓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통역 안 되더라. 그게 바로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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