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인영 작가]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의 김인영 작가는 드라마를 쓰게 된 이유를 “주변 이야기들이 너무 웃겨서 안 쓰고는 못 배기겠기에 봇물 터지듯 터뜨려본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가 옆에서 살을 긁고 건드린다고 느껴질 만큼 ‘생짜’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김 작가는, 아직까지는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30대 초반의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 요즘 평균수명이 길어지긴 했지만, 서른 넘겨 살았으면 팔팔하게 몸 건강히 움직일 수 있는 인생의 반을 산 셈이다. 서른을 넘기면 세상이, 인생이 내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도 얻지만, 꿈을 포기하기엔 아직 오기가 남아 있는 시기다. 대한민국에는 결혼 안 한 30대들이 너무나 많고, 대부분 결혼보다는 일을 중시하는 것 같아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 실제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이 에피소드로 들어가 있나
= 주변의, 또는 그 주변이 아는 친구들의 실화가 극중에 많이 들어가 있다. 실제로 치질 수술을 한 친구도 있고, 소개팅 나가서 남자를 보고 어제(싫다), 오늘(그럭저럭), 내일(괜찮다), 모레(너무 맘에 든다)라고 의사표현하는 것도 실제로 우리가 하는 것들이다. 소개팅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 ‘어제였어’라고 말하면 그 소개팅을 빨리 끝내게 도와주려고 자주 전화를 걸어준다.
- 세 주인공이 ‘전형적 개인’으로 느껴진다. 이 세 부류로 나눈 이유는?
= 30대 솔로를 성글게 나눠봤더니, 자기애가 강해 일에만 치중하다 서른을 훌쩍 넘긴 부류가 있고, 결혼할 여건이 안 돼 결혼을 늦추고 있는 소녀가장 부류, 불행한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이혼녀가 있었다. 이외에도 결혼 생각 없이 일에만 몰두하는 부류, 연애에 득도해 결혼과 섹스에 대해 자유로워진 부류 등이 있다. 그런데 첫 번째 세 부류가 가장 정이 가고 애착이 갔다.
- 이전 드라마에 나온 여성상과는 다르다. 발랄한 이혼녀나 약간 무능한 어리버리 여기자 등이 그렇다. 이런 여성상을 만든 배경은?
= 이혼이 늘어 돌아온 싱글들이 많은데, 이혼 후 친구모임에도 안 나오고 친한 친구와도 연락을 끊어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특히나 우리 사회는 이혼하면 여자에게 더 불리해 장승리라는 캐릭터를 통해 시원함을 주고 싶었다. 이신영이라는 캐릭터는 좀 어리버리 푼수인 대신 일에선 엄청난 열정을 갖고 몰두하는 사람이다. 실제로 일을 우선시하는 여성들이 엄청나게 많다. 이신영도 사랑보다는 일을 1%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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