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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순환경제로 간다

선형경제 대신 순환경제 도입하고 친환경 정책 의욕적으로 추진
등록 2019-06-06 11:29 수정 2020-05-03 04:29
2017년 8월15일 독일 베를린의 한 재활용 시설에서 굴착기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운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17년 8월15일 독일 베를린의 한 재활용 시설에서 굴착기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운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이 초래할 재앙에 대해 보통 ‘생산에 5초, 사용하는 데 5분, 분해되는 데 500년’이라고 한다. 이 표현은 전세계가 골치를 앓는 ‘플라스틱’ 문제의 본질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당장의 편의는 가깝고 이후 벌어질 문제는 멀리 있다.
문제는 편리함을 이유로 외면해온 플라스틱의 재앙이 점점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한 해 3억4800만t(2017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외국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것을 보면, 1950년 150만t이던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50년에 11억2400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적 규모로 생산된 플라스틱은 어떻게 처리됐을까. 1950~2015년 플라스틱 누적생산량은 8억3천만t으로 이 가운데 4억9천만t(59%)이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버려진 것으로 짐작된다. 플라스틱을 삼켜 죽는 거북이와 물고기는 지금도 세계 바다 곳곳에서 꾸준히 발견된다.

지난해 11월 은 제1239호 ‘독자의 발제가 표지가 됩니다’라는 제목으로 독자편집위원회(독편)3.0 중간보고를 하며 독자 표지공모제의 출발을 알렸다. 당시 독자들은 표지에서 가장 보고 싶은 주제로 ‘일회용품의 나비효과’를 꼽았고, 내부 회의를 거쳐 ‘플라스틱 로드’로 구체화했다. 나날이 쌓이는 플라스틱 문제를 편리하다는 이유로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독자들의 의지가 담겼다.

의 내부 사정으로 3월 초(제1251호)에야 플라스틱 로드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전자우편과 독편3.0 단체대화방을 통해 의견을 주신 분들은 25명이다. ‘ 플라스틱 로드’ 단체대화방에 참여해 기획부터 취재, 기사 작성까지 함께하신 분은 13명이다.

든든한 25명의 ‘동료’와 머리를 맞댔다. 제1265호 표지이야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과 독자들의 끈끈한 연대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곽민희·손승희·이삼식·정유리·장인숙·조배원·지윤정 등 ‘ 플라스틱 로드’ 참여 독자 25명

2017년 한 해 전세계 플라스틱 제품 생산량은 3억4800만t이다(글로벌 시장조사 통계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 1950년에 150만t이었으나, 이후 대량생산이 본격화하면서 비약적으로 급증했다. 연간 생산된 플라스틱의 79%가 매립되거나 방치되고 12%는 소각된다. 재활용 플라스틱은 9%에 불과하다.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생태계의 경제적 손실은 매년 최소 130억달러(약 15조5천억원)에 이른다(유엔환경계획(UNEP) 2018).

폐기물 47%가 포장재

‘주요국의 플라스틱 규제 동향과 혁신 비즈니스 모델 연구’(장현숙, 2019년 13호)를 보면, 2015년부터 전세계적으로 비닐봉지와 스티로폼 등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확산됐다. 지난해 6월엔 유엔이 포장재로 쓰는 일회용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음식 용기를 금지하거나 과세를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2015년 기준 전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47%가 포장재이기 때문이다. 현재 약 47개국에서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며, 지역 단위 규제까지 포함하면 64개국이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선도하고 있다. <kiep>(2018년 9월12일) ‘EU의 순환경제 전략과 플라스틱 사용 규제’(오태현)를 보면, EU 집행위원회가 2015년 12월 제안하고 2018년 5월30일 승인한 ‘순환경제 패키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품 설계(디자인) 단계부터 재활용이나 재생을 고려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원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과정이 분리된 기존 선형경제(생산→유통과 소비→분리와 배출→수거→폐기)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순환경제에서 우선 관심 분야는 음식물 쓰레기, 핵심 원료, 플라스틱, 건축 폐기물, 생물 쓰레기 등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을 큰 도전 요인으로 인식해, 2018년 1월 EU 차원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플라스틱 제품 설계에 생태 디자인을 도입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한 법안을 마련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이나 대체 친환경 물질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플라스틱 생산·폐기물이 집중되는 남아시아 지역에 폐기물 감축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구상도 포함됐다. 아울러 순환경제 패키지로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분리수거와 재활용 산업 분야에서 2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사업 목표도 제시했다.

아프리카, 말라리아 원인 된 비닐

목표 시한을 보면, 2021년까지 플라스틱 면봉과 식기류(포크, 나이프, 접시, 빨대 등)의 시장 출시를 금지하고 있다.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병의 90%를 회수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유럽에서 생긴 플라스틱 폐기물 중 절반 이상을 재활용하고, 2015년과 비교해 분류·재활용 용량을 4배가량 늘린다는 포부다. EU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220억유로(약 29조2천억원)의 환경 피해를 예방할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현재 케냐와 잠비아 등 28개국이 비닐봉지 사용 규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신성장연구실 연구위원은 앞의 보고서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비닐 사용에 민감한 이유는 버려진 비닐이 배수를 막거나 물웅덩이를 만들어 모기 서식지의 온상이 되면서 말라리아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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