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사는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 2천 명은 올해 1인당 휴가비 25만원을 받아 여행을 떠날 수 있다(여행 바우처). 또 저소득 근로자·자영업자는 4월부터 질병으로 입원하면 최대 11일까지 하루 8만원가량을 지원받아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서울형 유급병가). 경기도에선 만 24살 청년이면 누구나 4월부터 연 100만원의 지역화폐를 받는다(청년기본소득).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지도가 다채로워진다. 17개 광역시·도뿐 아니라 226개 시·군·구에서 다양한 대상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국고보조금 없이 자체 재원으로 복지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보수언론은 최신 복지 서비스 방식이 현물(물품)이 아닌 현금이라는 점을 빌미로 “망국병”(), “바이러스”(), “돌림병”()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그러나 지자체의 자체 복지사업이 현금이냐, 현물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복지사업은 저출산·고령화, 인구 유출, 빈곤 문제, 청년 실업 등 지자체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려는 생존 전략이자, 중장기적 재앙에 대비하려는 복지 실험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 초기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 지방자치분권의 하나로 ‘자치복지권’을 천명한 것처럼 새로운 복지 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하려면 주민과 밀착한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제는 앞서나가는 지자체가 아니라 뒤처진 지자체다. 지자체 간 재정 여력의 차이는 복지의 양과 질 차이를 낳고, 결국 주민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모든 시민의 복지 증진과 행복 추구를 최우선으로 하는 복지국가의 실패를 뜻한다.
보수 진영이 억지로 만들어낸 ‘현금 복지 vs 현물 복지’ 논란에서 벗어나, 지금부터 시민들이 함께 고민할 거리를 짚어봤다.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 간의 복지 격차를 그대로 둘 것인가. 누구에게 먼저 돈을 쓸 것인가. 어디까지가 복지 실험이고 어디부터가 포퓰리즘인가. 어려운 질문이지만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면 정답은 의외로 쉽게 나올지도 모른다. 꼭 10년 전인 2010년 무상급식 투표로 보편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던 것처럼.
올해 1월, 서진이가 태어났다. 3월, 은수도 세상에 나왔다. 서진이가 앞으로 살아갈 곳은 전라남도 목포시, 은수가 살아갈 곳은 서울시 강남구다. 둘이 선택한 곳이 아니다. 부모가 사는 지역이다. 350㎞에 이르는 거리만큼이나 둘의 세상은 다르다. 전남은 2017년 기준 17개 광역시·도 중 1인당 개인소득이 가장 낮다. 그중에서도 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을 추정할 만한 자료는 없지만,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가장 낮은 곳이 목포다. 반면 서울은 1인당 개인소득이 가장 높다. 그중에서도 월평균 가구소득 7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 비중이 가장 많은 구가 강남이다. 시민들의 소득이 많은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지자체의 자체 재원을 구성하는 지방세의 대부분이 부동산 취·등록세에서 나오는데, 고소득자가 몰리는 지역이 집값도 비싸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의 재정자립도(지자체의 전체 재원에서 자체 재원 비율)는 74.57%로, 목포(27.25%)의 3배 가까이 된다. 이런 재정 격차는 어떤 복지 격차를 낳을까. 지자체 자체 복지사업이 국고보조사업의 10분의 1 수준으로 규모가 작긴 하지만, 지역 간 작은 차이가 계속 쌓이면 언젠가는 되돌리기 힘든 불평등한 구조가 생기진 않을까. 서진이가 목포시에서, 은수가 강남구에서 평생 받게 되는 복지 혜택을 살펴봤다. 2019년 서울시와 강남구, 전남도와 목포시에서 자체 재원으로 시행 중인 고유 사업을 비교했다.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국고보조사업은 되도록 배제했다. 다만 국비가 일부 투입된 복지 인프라는 포함했다. 소설 형식을 따랐지만 아이의 현재 상황은 사실이며, 미래에 대해선 부모에게 의견을 물어 구성했다. 아이 이름은 가명이다.
나는 김서진, 출생 70일 된 남자 아기다. 가장 좋아하는 일은 따뜻한 엄마 품에서 배불리 밥 먹다 스르르 잠들기. 그다음은 모빌(움직이는 조각이나 공예품) 보기. 잔잔한 노랫소리에 맞춰 천천히 움직이는 인형들이 신기하게도 점점 또렷이 보인다. 알록달록한 인형을 볼에 비비고 싶다. 비록 몸은 안 따라주지만. 어떻게 하면 한번 만져볼 수 있을까 궁리하다 또 스르르 잠에 빠진다.
며칠 전 엄마는 통장에 찍힌 50만원을 보더니 기뻐했다. ‘출산 축하 신생아 양육비’. 전남도가 30만원, 목포시가 20만원을 준 거란다. 외벌이인 아빠 수입 230만원으로 생활을 꾸리는 우리 집에 보탬이 되는 돈이다. 중학교 기간제 교사이던 엄마는 나를 낳고서 일자리를 잃었다. 다만 엄마는 “해남군에선 300만원을 주던데…” 하고 말꼬리를 흐렸다. 액수가 아쉬운가보다. 사실 나도 출산 축하 선물로 주민센터에서 액자 하나 주는 것을 보고 살짝 실망했다. 엄마한테 내색은 안 했지만.
내가 태어나 남의 손에 맡겨진 기간은 고작 일주일. 엄마는 91만원을 내고 일주일간 산후조리원에서 몸조리를 했다. 집에 와서도 낮에는 엄마와 단둘이 있었다. 친구들은 이맘때 산후도우미와 지낸다는데 엄마는 “모르는 사람과 있으면 불편하다”고 아빠한테 말했다. 중앙정부가 소득에 따라 서비스 이용료(10일·첫아이) 112만원 중 55만8천~84만원을, 전남도·목포시가 최대 18만3천원을 지원해줘서 부담도 별로 없는 터라 나는 엄마가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았으면 했다. 왜냐면 앞으로 밤낮없이 밥을 먹고 똥오줌 싸고 울음을 터트릴 테니까. 결국 엄마는 일주일 만에 잠깐 후회를 했단다.
27일 전, 나 박은수는 엄마 아빠와 조금 어렵게 만났다. 인공수정 두 번 만에 내가 엄마 배 속에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두 분은 무척이나 좋아했다.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를 그만두고 나를 가지려 노력했던 엄마는 특히 많이 울었다. 아직 까만 점이었던 나에게도 행복이 전해졌다. 그게 고마워서 자주 웃어주려 하는데 자꾸 울음만 나온다. 젖을 빨 때도 무척 힘들고, 잠잘 때도 팔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여 자꾸만 깬다.
전문가의 손길이 편안했던 산후조리원(2주에 300만원)을 떠나 집으로 향할 때 무척이나 걱정됐다. 엄마는 나를 낳고선 허리가 아파 제대로 걷지도, 앉지도 못했다. 내가 안겨 있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 집 가까이 사는 할머니는 일하고, 다른 할머니는 먼 곳에 살고 있었다.
산후도우미 이모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원래 회사원인 아빠의 월소득이 450만원이라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어 112만원을 다 내야 했는데, 서울시·강남구가 도움을 줬다. 서울시가 가구소득을 따지지 않고 58만8천원을, 강남구가 30만원을 보태줘서 우리 집 부담은 24만원 정도다. 거기에 강남구가 주는 20만원의 출산·양육 지원금을 합하니 “내야 할 돈이 거의 없다”고 엄마는 좋아했다.
서울시에서 주는 10만원어치 출산 축하 용품도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기 수유 세트·아기 건강 세트·아기 외출 세트 중에서 엄마는 아기 건강 세트를 골랐다. 5월에는 어쩌면 간호사가 우리 집에 와서 엄마와 내 건강을 살필지도 모르겠다. ‘서울아가 건강 첫걸음’ 사업으로 모든 출산 가정에 4주 내 1번, 고위험 출산 가정은 2년간 최소 25차례 간호사가 직접 집을 방문하는 것이다. 돌봄
우리 집은 차로 10분이면 바다에 닿는 목포의 한가운데 있다. 목포시청과 가깝고 조선소·농공단지도 인근에 있어 할아버지 시절에는 잘나갔다지만 지금은 그냥 어수선한 구도심이다. 그래도 내가 사는 곳은 최근에 지은 신축 아파트다. 나를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었던 엄마 아빠가 1억원을 대출해 집을 분양받고는, 내가 태어나기 두 달 전에 입주했다.
나는 돌이 지나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했다. 왠지 선생님이 더 친절하고 시설도 더 좋을 듯한 국공립어린이집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우리 동네에는 한 곳도 없었다. 하긴 목포시 전체에 7곳 있다는데 신시가지에 몰려 있겠지. 그나마 공공형인 가정어린이집이 2곳 있는데 우리 집과 너무 멀다. 결국 집에서 가까운 민간어린이집이 내 차지가 됐다.
다행히 내가 바깥 생할을 하는 데 돈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정부에서 보육료 지원(0~2살)과 누리과정(만 3~5살)으로 보육료와 유아학비를 대신 내주는 덕분이란다. 다만 내가 3~5살 때 다닌 민간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과 달리 매달 6만~9만원의 차등보육료를 냈다. 그래도 6살까지는 아동수당도 준다니 어른 눈치 안 보고 간식을 먹어도 될 것 같다.
나는 자꾸만 엄마에게 미안하다.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사회생활을 미뤘다. 내가 없는 동안 잠깐 아르바이트하고는 오후 3~4시부터는 나를 돌봤다. “서진이가 어릴 때는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다”고 엄마는 늘 말했지만, 두 할머니가 일하는 터라 딱히 나를 맡길 곳이 없었다. 엄마·아빠가 답답할 때면 육아 상담을 하고, 내가 새로운 책과 장남감을 빌릴 수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있으면 좋을 텐데, 목포에는 없단다.
엄마 친구들은 우리 집에만 오면 엄마를 부러워한다. ‘명품’ 학군이라나.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는데 강남 도곡동 우리 집에서 숙명여중·고, 대치중, 중대부고 등과 가깝고 대치동 학원가도 걸어서 갈 수 있긴 하다. 내 입장에선 전혀 좋은 일이 아니다.
두 돌까지 엄마와 집에서 지냈다. 내가 “싫다” “아프다” 표현할 수 있게 된 뒤에야 엄마는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별로 심심하지는 않았다. 유모차에 편히 앉아서 동네 공원을 몇 바퀴 돌거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그림 그리기 수업을 들으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나는 민간어린이집에서 3개월쯤 지내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에 들어갔다. 경쟁률이 치열했지만 2년 넘게 대기하고, 엄마 아빠가 맞벌이하자 내 차례가 왔다. 강남구에 58개 국공립어린이집이 있다는데 우리 동네에는 그중 3곳이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에 다니면 현장활동비와 입학금을 제외하고는 매달 내는 비용이 없어서 좋다. 물론 우리 동네에선 민간어린이집에 다니더라도 다달이 내야 하는 돈이 없다. 강남구가 대신 내준다.
친구들처럼 ‘학원 뺑뺑이’를 돌지 않았다. “우리는 공부만 했으니까 은수라도 재밌게 살게 하자.” 엄마·아빠는 나와 재밌게 노는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정보가 필요할 때면 강남구육아종합지원센터 누리집에 들어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살폈다. 그중 창의영재 LAB 프로그램을 들었는데 꽤 재밌다. 요즘에 옆 청담동(6월 예정)과 수서동(4월)에 사는 친구들은 엄마·아빠가 퇴근할 때까지 서울시에서 온종일 돌봄을 제공하는 ‘우리동네 키움센터’에서 공부도 하고 줄넘기도 하고 보드게임도 한다고 했다. 청년
어릴 때는 손흥민처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상대편 골문을 사정없이 뒤흔드는 축구 선수가 될 줄 알았다. 부모님 바람이기도 했다. 둘은 연애 시절 밤마다 텔레비전 중계로 아스널을 응원하고, 신혼여행으로 영국 아스널 경기를 보러 간 ‘아스널 광팬’이었다. 4살 때부터 축구 경기를 보고 주말에 공을 차며 프리미어행을 꿈꿨으나, 지금도 목포에 산다. 엄마는 늘 “서진이가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서울로 올라가 축구 선수를 만들거나, 특목고에 보내겠다”고 얘기했지만 생활 터전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나는 축구보다 공부를 잘했다. 전남대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에 들어갔다.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보니 늘 돈에 쪼들렸다. 때마침 전남의 ‘꿈사다리 공부방’ 사업에 선정돼 지역아동센터에서 학습도우미로 하루 4시간씩 일하며 90만원 정도 받고 10개월간 일했다.
일을 그만두고 2년간 임용고시에 매달려 중학교 교사가 됐다. 월급만 받으면 자유롭게 살 줄 알았는데 여전히 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초봉 230만원에서 원룸 월세, 학자금 대출 상환 원리금 등을 내고 나면 1년에 1천만원 모으기도 빠듯하다. 전남도가 청년노동자에게 월 10만원씩 적립해 3년 후 목돈을 만들어주고, 청년노동자에게 매달 10만원의 주거비를 1년간 지원해주며, 청년노동자의 근속연수에 따라 매달 25만~100만원을 지원해주는 청년 정책이 있다고는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모두 도내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거나 중위소득 150% 이하인 일부 청년에게 주는 혜택이다. 신혼부부가 주택을 사면 한 달 5만~15만원의 대출이자를 최대 3년간 지원해준다는데, 집은 너무 먼 얘기다.
글보다 그림이 좋았다. “지금 은수 기분이 어때?” 엄마가 물으면 말 대신 그림으로 답했다. ‘똑바로 말하라’고 윽박지르지 않는 엄마 아빠에게 감사했다. 중학생 때 광고디자이너가 되겠다고 했을 때도 둘은 “멋지다”고 응원해줬다.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에 대치동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 홍익대 디자인학부에 입학했다.졸업 전, 같은 꿈을 꾸는 친구 한 명과 작은 광고회사로 사업자등록을 냈다. 밤새워 작업하며 각종 공모전 출품에 집중했다. 아르바이트할 시간도 없었다. 대신 서울시 ‘청년예술인단체’에 응모해 2명 모두 8개월간 매달 7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받았다. 오로지 하고 싶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나는 소득 기준에 맞지 않아 포기했지만, 매달 50만원의 청년수당을 6개월간 받은 청년들에게도 그 ‘50만원’은 돈이 아니라 기회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용돈을 받지 않는 나도 부모님 소득과 상관없이 그 기회를 당연히 누려야 했지만.
내 최초의 회사는 망했다. 그 뒤 서울시에서 정장을 빌려 입고 유명한 광고회사 신규 채용 면접에 갔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역시 신규 채용은 생색내기였나보다. 취업을 포기하고 5년 안에 광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세울 목표를 정했다. 준비할 공간이 필요했다. 변두리에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사무실을 구했는데, 다행히 4년간 대출이자는 서울시가 내준다고 했다.
노인
어느새 70살이다. 다달이 나오는 공무원연금 덕에 아내와 둘이서 크게 돈 걱정 하지 않고 지낸다. 요새 걱정거리는 따로 있다. ‘내일은 뭘 하고 보내지?’ 여행도 등산도 하루이틀이지, 매일 할 일이 없어 심심하고 외롭다.
아직 경로당에 나가기도 애매한 나이인 내가 월요일, 목요일에 찾는 곳은 노인종합복지관. 목포에만 4개의 노인종합복지관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랜드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곳의 프로그램이 가장 맘에 든다. 지난해에는 실용영어 초급반을 들었는데, 외국 여행 갈 때 꽤 쓸모가 있어서 올해는 중급반에 등록했다. 손주에게 멋있게 손편지를 쓸 생각으로 배웠던 캘리그라피는 무척 어려워서 이번엔 스마트폰 활용반으로 옮겼다. 전남도와 목포시에서 노인 목욕·이미용비로 1년에 9만6천원을 주고, 성인용 보행기를 지원해주는 것도 좋지만 노인들이 사람도 만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 목포에는 병원(의원, 치과, 한방병원 제외)만 18곳 있는데 대학병원도 생겼으면 좋겠다. 아직도, 우리 동네에는 없는 게 너무 많다.
벌써 은퇴한 지 20년. 광고 스타트업을 만들어 꽤 성공했지만 오십 줄에 들어서면서 젊은 사람들 속도를 따라가기 벅찼다. 회사를 넘기고 받은 퇴직금으로 홀로 실컷 여행을 다니며 지냈다. 그러다 3년 전 한국에 정착했다. 역시 강남은 외국보다 생활이 편하다. 대학병원이 2곳, 병원이 35곳이 있으니 아프면 최고 의료진의 진료를 쉽게 받을 수 있다. 발이 닿는 곳마다 노인시설도 있다. 독거노인 전담기관인 노인통합지원센터, 노인 일자리를 소개하는 시니어클럽, 노인종합복지관 3곳까지. 고독사 예방을 위해 1인 가구가 서로 모임도 하고 요리도 함께하는 커뮤니티센터는 7월, 노인을 위한 북카페와 전시·공연장 등이 있는 ‘강남 70+ 라운지’는 8월에 문을 연다. 깨알 같은 도움도 준다. 치매 노인에게는 실종 예방 목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치매나 노인성 질환을 앓는 노인을 돌보는 가족에게는 1명당 휴가비를 최대 35만원을 준단다. 혼자 사는 저소득 가구 노인 등 위기 가구에는 긴급 생계비로 100만원을 주기도 하고. 강남은 노인이 살기에도 좋은 도시다.목포=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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