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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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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역’에 가면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

대가족, 핵가족에 이어 ‘제3의 가족’이라는 1인가구 시대…

세대별·계층별로 들여다본 ‘대한민국 싱글족 1번지’의 풍경들
등록 2018-10-06 17:50 수정 2020-05-03 04:29
류우종 기자

류우종 기자

28.6%.

2018년 10월 대한민국에서 혼자 사는 집의 비율이다. 네 집 건너 한 집은 1인가구다. 2000년까지만 하더라도 4인가구가 한국의 표준이었다. 하지만 20년 남짓 사이 큰 변화가 생겼다. 1인가구가 무섭게 늘어나고 4인 이상 가구가 크게 줄면서 이제는 1인가구가 표준이 됐다.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등 사회·인구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이 추세라면 2030년엔 세 집 중 한 집이 1인가구가 된다. 대가족, 핵가족에 이어 ‘제3의 가족’이라는 1인가구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급증하는 1인가구는 국내 산업의 지형도를 바꿨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라는 산업사회의 공식이 깨지고 소비시장 전반에 1인가구를 겨냥한 소형·소용량 제품이 쏟아진다. 1인가구가 몰고 온 새 패러다임(체계)은 비즈니스 환경을 바꿔가며 일시적 흐름을 넘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과 화곡동이 있는 강서구는 서울에서 1인가구 비율이 가장 높다. 강남구 역삼동은 ‘대한민국 싱글족 1번지’다. 1인가구 비율이 절반을 훌쩍 넘어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 지역 1인가구의 성격이 다 같지는 않다. 모두 싱글족이지만 세대별, 계층별로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삶의 질이 크게 다르다. 높은 소득을 올리며 혼자 생활을 즐기는 계층은 소비를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한다. 자연스럽게 이들이 몰려 있는 곳에선 싱글족을 위한 사업모델이 눈에 띈다. 반면 취업준비생이나 독거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진다. 이들에게선 ‘화려한 싱글’이란 허상에 가려진 독신자들의 고단한 삶이 묻어난다. 대한민국 1인가구 560만 시대. 어쩌면 지금 이 세 곳의 풍경이 미래 한국 사회의 축소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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