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장병은 해군 안에서 관심 장병이지 영웅이 아니에요.” 정주현(28·2015년 제대)씨는 군 내부에서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패잔병 취급을 당한다고 했다. 폭침의 책임을 생존 장병에게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는 2014년 중사로 근무하던 때 한 장교가 만든 내부 교육자료에서 ‘천안함은 장비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오퍼레이터(운영요원)의 실수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글을 보게 됐다. “화가 나서 당장 그만두고 탈영하고 싶은데 아덴만(소말리아 파병)이라 그러지도 못했다.”
정씨만 이런 일을 겪은 게 아니다. ‘천안함 조사’ 결과를 보면 24명 중 무려 21명(아니다 1명·무응답 2명)이 군대에서 패잔병이라는 말을 들었다. 22명은 천안함 폭침의 책임을 생존 장병에게 돌리는 말을 들었고, 13명은 함께 있기 께름칙하단 말을 들었으며, 16명은 동료에게 자신의 고통을 무시당했다.
폭침 뒤 발병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고통받으면서도 치료받기는 힘들었다. 공창표(30·2015년 제대)씨는 경남 진해에서 근무하던 때 군의관을 잘 찾아가지 못했다. “부대에 보고를 할 때마다 눈치가 보였다. ‘정신과 진료 받으러 간다’고 하면 ‘쟤는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애인가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니까. 나는 이 병을 고치려고 하는 건데, 주위 시선은 그게 아니었다. 군에서 잘못 대처한 거 같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지휘부대에 말해서 가라고 하면 좋은데, 직접 신청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시스템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다른 생존자들도 공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천안함 조사’ 결과를 보면 24명 중 19명은 군에서 원할 때 정신과 치료를 못 받은 적이 있다. 그 이유로는 ‘관심병사로 분류될까봐’(13명), ‘부대에서 진료 시간을 안 줘서’(13명), ‘혼자 참기 때문에’(10명), ‘주변에 상주하는 정신과 의사가 없어서’(3명) 등으로 나타났다(복수 응답). 군 내부에 천안함 생존 장병에 대한 배려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대한 개념도 부족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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