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 인터뷰…한나라당의 강남 벨트를 동작에서 끊어야
▣ 이태희 기자hermes@hani.co.kr
수도권 남부 벨트의 중심인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는 공천 사흘 만인 3월14일 처음 지역을 찾았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계안 의원의 사당5동 사무실이 첫 방문지였다. 정 전 후보를 맞기 위해 사무실을 가득 메운 당원과 지지자들 앞에서 그는 긴장된 표정이었다.

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첫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는 것처럼 긴장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제18대 총선이 열린우리당 때 시작된 유권자들의 ‘징벌적 투표’가 끝나고, 진정한 양당제가 복원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동작구를 찾은 기분이 어떤가.
=긴장된다. 와보니까 ‘장난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번쩍 든다.
이번 총선의 성격을 어떻게 보나.
=사실 우리는 지난 4년간 유권자들의 ‘징벌적 투표’에 직면해왔다. 이제는 우리의 반성과 새 출발을 토대로 거기서 벗어나 균형을 되찾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보궐·지방선거에서 시작돼 대선까지 이어진 한나라당 독주 구조를 끊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이번에 민주당은 수도권을 남부와 북부 벨트로 나눴고, 남부 벨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 셈인데.
=오늘(14일) 사당동 인사가 끝나면 바로 서울 금천구를 가야 한다. 이목희 의원 사무실 개소식이다. 내일은 서울 관악갑 유기홍 의원 선거사무실을 방문한다.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남부 지역의 후보들을 모아서 남부 벨트 공동정책 발표를 해보려고 한다. 동작을이 한나라당의 강고한 강남 벨트에 맞서는 전초지다. 한나라당의 강남 벨트와 민주당의 서남부 벨트가 맞붙는 곳이다. 동작동과 사당동이 서초동과 방배동에 맞붙어 있다. 여기에서 한나라당의 흐름을 반드시 끊겠다.
애초에 종로나 중구를 희망한 것으로 아는데.
=희망이라고 할 것은 아니고, 당의 결정과 손학규 당대표의 협의를 기다려왔다. 손 대표가 바쁜 일정에 협의를 준비하다가, 발표 당일 새벽에야 “대표가 먼저 정해야 하니, 종로에 나가는 것으로 발표하겠다”고 전화가 왔더라. 나도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은 아쉬웠지만, 손 대표가 “남부 벨트를 책임져달라”고 하기에 동작을로 가겠다고 같은 날 발표한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약한 곳을 골랐다는 말도 있다.
=수도권과 서울에서 이른바 ‘거물’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유권자와의 스킨십이 중요한 것 같다. ‘얼마나 몸을 낮춰 골목골목 바쁘게 누볐는가’ 하는 것이 힘이다.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은 그런 점에서 강점이 있는 후보다.
애초에는 손학규 대표가 중구를 간다고 하기에, 그러면 내가 종로를 맡아야 할 것 같아서 종로에 대한 준비를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창신동의 아파트도 알아보고. 그런데 상황이 바뀌면서 동작을 선택하게 됐다. 여기도 만만치는 않다. 대선 때의 투표 결과도 종로와 비슷하더라. 50 대 25 정도였다. 한 석이라도 더 의석을 보태고, 남부 벨트 전체를 살릴 수 있는 길을 가겠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공천 결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한숨을 내쉬고 말이 잠시 끊어졌다가) 나도 대선 때 나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분들이 많이 희생되고 잘려나가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잠시 입술을 깨문 뒤) 솔직히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어차피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 대가로 당이 살아날 수 있으면 좋겠다. 박재승 위원장이니까 가능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분의 결단으로 여야를 포함한 정치권의 공천 혁명이 가능했고, 통합민주당의 이미지가 바뀌었고, 희망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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