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사태는 물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정부 로비와 홍보에 열 올려도 국민에겐 ‘더러운 이름’일 뿐
▣ 델리=프라풀 비드와이(Praful Bidwai) 전 편집장·핵 전문 칼럼니스트
인도의 청량음료 업계는 과학환경센터(CSE)가 3년 전 청량음료에 관한 첫 번째 보고서를 내기 전부터 또 다른 문제들로 엄격한 사회적 감시를 받아왔다. 청량음료 제조업체들은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너무 많은 양의 지하수를 끌어다 써왔고 제조 과정에서 독성 살충제를 과도하게 사용해왔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5년 전부터 이 물 문제와 관련해 많은 항의를 받아왔다.
설탕탓, 명예훼손 협박…
케랄라주의 플라치마다에서는 2002년 5월에 시작해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1589일 동안 반대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활동가들은 지역사회 차원에서 콜라 제조공장의 면허를 박탈했고 지금은 지하수 고갈과 오염 등 지역사회에 일으킨 문제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국민과학연구소(People’s Science Institute)와 오염센터(Hazards Center) 등 비정부단체 두 곳이 조사를 벌인 결과 플라치마다 공장에서 1km 떨어진 곳의 물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최대 기준치의 30~40배가 넘는 양의 납과 카드뮴 성분 살충제가 발견됐다.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중독성 중금속인 크롬 수치는 기준치보다 60배나 많았다.
농약 콜라 논란으로 청량음료 판매는 첫 주에 10% 하락했다. 이는 15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자랑하는 인도 청량음료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농약 음료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청량음료 업계는 잘못을 바로잡기보다 빠져나갈 방법을 찾고 있다. 먼저 코카콜라는 영국 연구소에 자사 제품을 가져다가 시험을 했다. 코카콜라가 돈과 샘플을 주고 실시한 조사를 독립적인 조사라고 볼 수는 없다. 업계는 청량음료 함유물 중 10%를 차지하는 설탕에 살충제가 있다며 설탕 탓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의 몇몇 유명 연구원과 연구소가 많은 양의 설탕 샘플을 분석한 결과 설탕에서는 살충제 잔류농약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청량음료 업계는 CSE 조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명예훼손이 성립되기 힘들고 협박도 먹혀들지 않자 고소를 없었던 일로 했다.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프랭클린 L. 라빈 차관은 미국 통상교섭단 도착에 앞서 인도의 청량음료 판매 금지가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약 음료의 진짜 범인은 청량음료 회사들이 사용하는 물이다. 콜라 업계는 살충제와 중금속 등 분해되지 않는 물질을 걸러내고 물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하는 데 신경쓰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량음료 회사들은 불순물과 미생물 일부를 제거하는 필터를 비교적 싼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역삼투 방식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역삼투 방식은 비싸서 손익계산에 영향을 준다는 문제가 있다.
안전 기준 발표 늦추려 안간힘
청량음료 회사들은 음료 판매가 줄어드는 겨울 중순까지 정부의 안전 기준 발표를 미루게 하려 노력하고 있다. 인도의 청량음료 업계는 아이들이 가게와 학교 매점에서 음료를 사면 특별히 할인해주거나 선물을 주는 방법으로 비윤리적인 제품 홍보를 해왔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기준도 문제다. 노동자들은 대부분 노조에 가입해 있지 않다. 이 모든 것들은 업계의 악명에 한몫하고 있지만 ‘투자 환경 조성’에만 집착하고 무차별적으로 소비자중심주의를 홍보하는 기업과 정부의 후원만으로 상황은 쉽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성격의 후원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합리성과 타당성과는 다르다. 사람들의 눈에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그저 더러움과 유해물질로밖에 보이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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