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 보도자료는 사실이 되고 ‘작성 중’ 기사가 완성품으로 출고되고… 선정적인 제목으로 ‘클릭 유도작전’ 마무리되는 우리의 슬픈 연예기사들
▣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미스정 선생님, 기사만 썼다 하면 조회 수 1등을 하는 비결이 뭔가요?” “세 가지 비결이 있어요. 먼저 눈에 확 띄는 제목이죠. 두 번째는 본지 특종 같은 선정성이에요. 마지막 비결, 제가 직접 신들린 클릭으로 조회 수를 올리고 있어요.” “미스 정 선생님, 정말 대단하세요!”
소문 기사화하고 반박을 또 중계
지난 3월19일 한국방송 <개그콘서트> ‘문화살롱’ 코너에서 신마담과 인터넷 신문 ‘싸이비뉴스’의 명예기자로 많은 네티즌을 ‘낚으신’ 미스정 선생님이 나눈 대화 중 일부분이다. 기자의 입장에서 연예기사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콩트를 보고 있자니 참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온라인 연예기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웃지 못할 일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고 있다. 먼저 사실확인 단계를 거치지 않고 당사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경우다. 지난해 정려원이 광고 촬영 때문에 드라마 촬영을 펑크냈다는 기사가 났다. 이에 대해 몇몇 온라인 연예매체들은 정려원이 병원에 갔다는 소속사의 입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달했고 그 건은 그렇게 지나갔다. 가수 신정환이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중인데도 불구하고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신정환의 막무가내식 주장을 그대로 내보낸 기사가 포털 사이트 첫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과장된 홍보성 보도자료에 의존한 기사들도 많다. 지난 2월 비의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에 대해 <뉴욕타임스> 기자가 혹평을 하자 소속사는 해당 기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결과 혹평이 오해 때문이라는,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만들었다. 연예매체들은 이 보도자료를 기사로 썼고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여러 건 인터넷에 올라가면서 이 내용이 사실인 양 알려지기도 했다.
연예가나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을 논란으로 확대시켜 그 과정을 중계하듯 기사로 쓰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문화방송 드라마 <궁>의 캐스팅 논란. 온라인 매체들은 이 드라마의 캐스팅과 관련한 소문을 기사화하고 또 네티즌 반응으로 기사를 쓴 뒤 이에 대한 반박을 다시 한 번 쓰는 중계식 보도로 많은 네티즌을 피곤하게 했다.
속보 경쟁으로 완성된 기사 형태를 갖추지 않은 ‘작성 중’ 기사가 결과물로 출고되기도 한다. 제작발표회와 영화시사회, 기자회견 등이 열리면 현장에서 기자들은 노트북으로 연예인의 말 한마디가 담긴 기사와 사진을 연달아 올린다. 고현정의 컴백 드라마 <봄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여러 언론사가 경쟁하듯 1보, 2보, 3보 순으로 기사를 올렸고 최근 이승환과 채림의 이혼 기사는 10보까지 나오는 기염을 토했다.
고백, 충동, 누드…
‘문화살롱’ 미스정 선생님도 알고 있듯이 연예기사는 ‘제목 싸움’이다. 스포츠신문 시절에는 1면 기사가, 지금은 포털 사이트 뉴스박스 제목이 연예기사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방법은 전형적이다. ‘고백’ ‘충동’ ‘누드’ 등 선정적인 단어나 아리송한 문장으로 클릭하게 한 뒤 제목과 무관하거나 기사 가치가 없는 잡담이나 농담식 기사로 네티즌을 낚는다.
이러한 해프닝, 기자만의 책임일까. 한 연예기사 담당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온라인 연예기사를 많이 쓰다 보면 포털 사이트가 좋아하고 네티즌을 클릭하게 하는 기사나 제목의 감이 와요. 무난하게 제목을 달면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읽히지 않고, 조금이라도 늦게 쓰면 아무도 모르게 묻히고 만다는 것을 수차례의 경험으로 터득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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