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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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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고약하다” “지나친 간섭은 오버”

등록 2004-05-20 00:00 수정 2020-05-03 04:23

[표지이야기 | 노무현 집권 2기]

노무현 지지 논객 사이트 ‘서프라이즈’에서 벌어지는 김혁규 논쟁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논객들의 대표적 사이트인 서프라이즈에서 김혁규 논쟁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서프라이즈는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진영의 공론 형성에 미치는 일정한 영향력 때문에 주목받는 곳이다.
김동렬은 ‘왜 김혁규는 아닌가?’라는 글에서 “노무현 정권의 불완전을 완전으로 바꾼 것이 이번 총선 결과다. 우리당이 단독 과반수를 이뤘다. 그런데도 YS의 사람인 김혁규를 총리로 기용한다면 이번 총선의 의미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정권의 정체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특히 의회 권력을 되찾은 후, 첫 총리 지명에서 한나라당 출신 인물을 기용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긴다는 면에서 아주 고약하다. ‘역시 살림은 한나라당이 잘하지! 경제는 한나라당이야!’라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김창환은 ‘오바하지 맙시다’라는 글을 통해 “서프라이즈에서 임명직 후보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오바’입니다… 만약 누군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그 구체적 결격 사유를 적시해야 합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가 성공적인 기업인 출신이고, 경남지사로서 대과 없이 도정을 이끌어왔다는 정도. 특별히 인상에 남는 성공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실패도 없습니다”라며 “안 그래도 보수성이 강화될까봐 걱정되는데 개혁적 이미지의 총리가 아니라 불만이십니까?”라고 ‘김혁규 불가론’에 근거가 부족하다는 견해를 취했다.
김 전 지사의 5월12일 창원 발언(“부산시장·경남지사 보선에서 승리할 때 노무현 대통령이 엄청난 선물을 줄 것” “주요 요직에 경남인을 대거 포진할 것”)도 논쟁 소재로 떠올랐다.
Bud White는 ‘모질이 김혁규의 자살’이라는 글에서 “어제 김혁규 발언을 보면, 김혁규 총리설을 성립하게 하는 노 대통령의 청사진은 ‘경남 발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는 정부’ ‘대통령 고향 사람들의 만족을 위해 국민이 세금 내는 정부’가 돼야 맞을 듯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남 패권주의자에게 아부하는 법이 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발언”이라며 “영남만 돌아서 다른 지역이 어떤지 김혁규는 모르는 모양이다. 당장 내일 광주, 전주, 대전, 청주, 강릉, 춘천으로 돌아보라. 당신이 한 말이 얼마나 헛소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썼다.
독고탁은 “김혁규 지사의 영입이 ‘총선 전략에서 적장을 포섭해 적진을 와해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노 대통령이 제안을 했고, 김혁규 지사가 수락”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로드맵은 수립했으나 미뤄둘 수밖에 없었던 개혁을 실행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한 개혁을 추진하는 데 그만한 인물이 없다고 (노 대통령이) 생각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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