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우리 동창회는 달라요”

등록 2003-07-23 00:00 수정 2020-05-02 04:23

‘나에서 우리로~!’
이화여자대학교 오프라인 동창회엔 이 학교 출신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동창회 포털 사이트인 이화인닷넷(www.ewhain.net)에는 아무런 ‘진입장벽’이 없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사이트의 1만5천여명에 달하는 회원 가운데 10%가량은 이화여대 출신이 아니다. 이 학교를 졸업한 이들의 가족과 친구는 물론, 한때 ‘이화여대 다니는 여자친구’를 사귀었던 남성들도 상당수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동창회라고 꼭 학연을 중심으로 한 폐쇄적 공통체일 필요는 없잖아요.” 이화인닷넷 웹마스터 박지영(29)씨는 “오프라인 동창회가 종종 폐쇄적인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때가 많다. 온라인 동창회에서는 그런 벽을 허물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삶을 나눌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회원자격을 전면 개방했다”고 말했다.

동창회 포털 사이트면서도 사회참여적인 캠페인을 활발히 벌이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지난 3월10일~4월10일 한달 동안은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반전 캠페인을 벌였다. 또 지난 5월23일~6월23일 한달 동안은 이라크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구호기금 모금 캠페인을 이어갔다. 회원 387명과 오프라인 동창회 등에서 모두 1051만5982원을 모았다.

박씨는 “모금활동 등 온라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여럿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다양하게 벌여나갈 생각”이라며 “나와 내 가족 중심에서 벗어나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는 데 온라인 동창회가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