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쿠부치 사막 동쪽 언거베이 지역에 250그루의 나무를 심고 온 ‘사막원정대’
▣ 언거베이(중국)=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의 쿠부치 사막은 봄이면 우리나라로 날아드는 황사의 대표적인 발원지다. 베이징에서 서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쿠부치는 몽골어로 활시위를 뜻한다. 사막 북쪽을 흐르는 황허가 활 모양이고 쿠부치 사막은 활시위 모양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황사가 활시위를 떠나면 이틀 뒤 우리나라에 이른다.
쿠부치 사막은 2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초원이었는데 유목민들이 가축을 방목하면서 땅이 황폐해져 사막이 된, 지구에서 가장 젊은 사막이라고 한다.
중국의 사막화는 지금도 계속 동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산업화로 인한 공해의 영향으로 산성비가 초지를 없애고 편서풍을 타고 날아온 모래가 그곳을 덮으면서 사막이 되어간다. 해마다 서울 면적의 5배 정도가 사막화되고 있다. 베이징까지 사막화의 위협을 받자 2000년에는 당시 주룽지 총리가 천도를 거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함께 중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2일 서울을 출발한 32명의 ‘KTF 사막원정대’는 베이징을 거쳐 야간기차로 12시간을 달린 뒤 바오터우시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황허를 건너 다시 2시간을 달린 끝에 3일 쿠부치 사막 동쪽 끝에 위치한 언거베이 마을에 도착했다.
언거베이 지역은 사막화 방지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1989년 일본인 환경운동가 도야마 세이에이 교수가 이 지역에 방사림 사업을 시작해 2003년까지 약 1500ha를 녹지로 바꿔놓았다. 한국의 한·중 미래숲과 중국 전국청년연합회는 2010년까지 쿠부치 사막 동쪽에 남북 방향으로 길이 28km, 폭 3~8km, 면적 6587ha에 이르는 ‘한·중 우호 녹색장성’을 만드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언거베이의 모래 언덕에 드문드문 막대기처럼 꽂혀 있는 포플러 나무들을 보면서 나무심기로 사막에 맞서는 일에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살아남은 것들은 싹을 틔우고 있었다. 포플러 나무의 생존율은 30% 정도지만 나무가 죽었다고 해서 실패한 것도 아니다. 한번 나무를 심었던 자리는 조금이라도 토질이 좋아져 다시 다른 묘목을 심으면 쉽게 뿌리를 내린다고 현지민들이 알려줬다. ‘KTF 사막원정대’는 이들과 함께 포플러와 소나무 250그루를 새로 심었다.
사막을 막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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