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위안부’ 누드 프로젝트 중단 이후… 사회적 관음증 자극하는 거대시장에서 대세는 유지할 듯
윤여수/ 기자 tadada@hot.co.kr
결국 무릎을 꿇었다.
거센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알몸’, 그것도 역사가 빚어낸 비극과 가슴앓이를 빙자하고 이용하려 했던 몸의 극단적인 상업주의가 국민적 비난 여론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이른바 ‘위안부 누드’로 파문을 일으킨 탤런트 이승연의 ‘영상 프로젝트’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지난 2월12일 로토토와 네띠앙엔터테인먼트 등이 ‘종군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상 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앞으로 진행하려 했던 이승연 누드영상집과 관련한 모든 촬영을 전면 중단하겠다”면서 “역사의 질곡으로 고통받으며 가슴 아파하시는 할머님들을 포함해 모든 관계자분들께 무릎 꿇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제작한 네띠앙엔터테인먼트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 상징적인 의미로 삭발했다. 그동안 이어진 연예인들의 누드 경쟁 한쪽에서 자라난, 왜곡된 상업주의의 극단적인 폐해가 그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누드 상흔의 극단적 폐해 종지부 찍지만…
이번 파문을 바라보는 연예인 누드사업 업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연예인 누드 관련 프로젝트가 잠시 주춤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연예인의 누드 인터넷 마케팅과 서비스를 담당한 업체의 관계자는 “연예인 누드의 희소가치도 많이 사그라진데다 이번 파문으로 연예인 누드 프로젝트의 투자 분위기가 위축될 수도 있다”면서 “연예인들 역시 섣불리 벗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예인 누드는 당분간 기획되고 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승연 파문이 일어나기 전에 기획된 프로젝트이지만 탤런트 진재영은 최근 해외에서 누드 촬영을 마치고 귀국했다. 또 몇몇 연예인들의 누드 관련 사업이 기획 또는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예인 누드사업에 뛰어든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이미 누드시장이 형성된데다 인터넷 성인사이트 등 이른바 ‘성인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점에 비춰 연예인 누드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탤런트 성현아를 시작으로 권민중·함소원·이지현 등과 가수 김완선·이혜영·이주현·김지현·황혜영·루루 등 10여명의 연예인들이 ‘벗기 경쟁’에 나서며 일으킨 누드 열풍은 연예인과 기획사, 그리고 모바일과 인터넷 등 콘텐츠 사업체의 손익계산이 맞물려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이런 누드 열풍의 핵심은 단연 연예인이다. 그것도 스타급 여자 연예인이어야 한다. 이른바 ‘에로배우’ 혹은 ‘한물간’ 연예인들이 벗던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이들 연예인은 나름의 컨셉트를 정한 뒤 그에 맞춰 각종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하며 자신들의 몸을 드러낸다.
돈이 되면 벗는 연예계 누가 말리나
연예인 벗기기는 연예기획사의 ‘스타 마케팅’ 전략의 한 가지다. 현재 연예인 누드사업을 이끌고 있는 업체들은 대부분 기존의 연예기획사로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주력사업으로 삼았던 곳이다. 연예인 누드사업만을 위해 기존 정보기술(IT) 업체가 직접 뛰어든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연예인 누드를 기획 제작했던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 누드는 프로모션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벤트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알몸을 드러냈던 연예인들에게 이 말을 비춰보면 그의 말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약 파문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 탤런트 성현아는 누드 공개 이후 영화 출연 등 새로운 연예활동의 근거를 마련했다. 1990년대 초·중반까지 댄스그룹의 멤버로 활약하며 인기를 모아왔던 가수 이혜영 역시 누드 이후 시트콤에 출연하는 등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 밖의 많은 연예인들도 누드를 새로운 활동의 전환점으로 삼았고 결국 성공했다.

이런 연예 비즈니스의 성공은 곧 돈과도 통한다. “연예인의 터닝포인트? 그런 목적만으로 여자 연예인들이 쉽게 옷을 벗겠느냐. 돈이 되니까 벗는 것이다.” 한 관계자의 말이다. 겉으로는 ‘예술’과 ‘아름다움’을 얘기하지만 결국엔 돈으로 마감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옷을 벗은 연예인들은 저마다 상당한 수입을 챙겼고, 기획 및 제작사 역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벗어서 망한’ 경우는 거의 없는 셈이다.
이들 연예인은 “계약하기 나름이지만” 적게는 2억원, 많게는 5억원의 계약금을 받는다. 여기에 이른바 ‘러닝개런티’, 즉 전체 수익의 최소 10%에서 최고 50% 수준의 보너스가 덧붙여진다. 인터넷과 모바일 콘텐츠 업체 그리고 기획 및 제작사가 각각 30~40%를 가져가는데, 연예인들은 제작사의 수익 가운데 일부를 나눠갖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렇게 수익을 올리는 데는 시간도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길어야 한달이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장담한다. 단, 2주 만에 전체 매출액의 약 절반가량을 뽑고 그 뒤 수익의 20~30%가 한달 안에 나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 기간에 볼 사람은 다 본다”는 말이다. “1년 동안 공개를 해도 최장 3개월 이후에는 매출이 거의 없다”는 설명도 이어진다.
이런 매출과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는 첫 번째 공로자는 모바일 서비스다. 휴대전화를 통한 누드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인 이동통신사들은 이제 연예인 누드 기획 및 제작 단계에서 첫 번째 고려 대상이자 섭외대상이다. 특히 성현아의 누드를 서비스했던 인터넷 사이트가 해킹당한 뒤부터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연예인 누드사업의 최대 전략 거점이 되었다. 해킹 위험도 적고 결제도 간편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휴대전화 성능의 눈부신 발전은 동영상 서비스까지 가능하게 해서 관음의 시선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 업고 벗고 또 벗는다
최근의 연예인 누드 현상은 신비주의로 치장됐던 스타의 몸 역시 발가벗겨져 대중의 관음과 호기심을 한껏 자극할 수 있다는 상황 변화에 힘입은 바 크다. 여기에 몸과 성에 대한 일반적 편견과 시각의 변화, 모바일과 인터넷 등 IT 산업의 발전, 대중매체의 상업주의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신종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발가벗겨진 몸에 온통 충혈된 사회의 관음증과 한탕주의, 연예 비즈니스의 극단적 상업주의가 빚어낸 사회병리 현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 뛰어든 이들에게 그것은 그저 수사에 그치는 논자들의 것일 뿐, ‘벗은 몸’은 이미 한국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이란 공격받은 카타르 “한국 등에 LNG 공급 불가항력 선언 가능”

파병 외치는 국힘 의원들…안철수 “경제·안보 자산 확보 기회”

이 대통령, ‘비자금 조성’ 주장 전한길에 “정말 한심하고 악질적”

1회당 평균 이용객 ‘0.98명’…이게 수도권 전철역이라고?
![트럼프가 가도 ‘아름다운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안선희 칼럼] 트럼프가 가도 ‘아름다운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안선희 칼럼]](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318/53_17738178096449_20260318502840.jpg)
트럼프가 가도 ‘아름다운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안선희 칼럼]

트럼프, 다카이치 압박 “일본의 이란 대응 역할 확대 믿는다”

장예찬 “늙은이 제정신?”…조갑제 “아버지 보고도 그러냐”

“제 심장엔 윤어게인”…국힘 공천 지원한 전한길 변호사의 ‘본심 선언’

트럼프 “이란이 추가 공격 안 하면, 이스라엘도 중단”…확전 억제 메시지

미 정보당국 “이란 핵능력 작년 무력화”…명분 없는 전쟁 짙어져


![[단독] 급식실 ‘1억짜리 조리 로봇’ 수발드는 노동자들… “업무 더 늘어” [단독] 급식실 ‘1억짜리 조리 로봇’ 수발드는 노동자들… “업무 더 늘어”](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319/53_17738796643712_2026031950049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