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2008년부터 선정해온 ‘올해의 판결’이 4회째를 맞았다.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법리와 법리가 맞서고, 가치와 가치가 판결문을 잘게 저몄다. 사법부 보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럼에도 2011년 한국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추운 곳을 덮어주고 권력에 재갈을 물린 빛나는 문장들을 판결문에서 길어올렸다. 두 달여 동안 12개 부문에서 77개 판결을 추천받아 두 차례 심사를 거쳐 15개 판결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의 판결로 선정되거나 추천 후보로 오른 상당수 판결들의 선고 일자가 주로 2011년 전반기에 몰렸다. 이명박 정부 중반기에 벌어진 사건들의 ‘설거지’가 한꺼번에 이뤄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반면 할 일이 많은데도 ‘한가한’ 2011년 후반기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구성이 바뀌자 사법부 보수화가 경향적으로 진행되는 걸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에 선정된 올해의 판결들은 시대의 진실을 고민하는 법관들에게 내미는 새해 선물이자 덕담이다.
이번 심사에는 형법학계의 권위자인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했다. 1회 때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금태섭 변호사(법무법인 지평지성), 김진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안),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도 심사를 맡았다. 헌법 전문가인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국제법률대학원 교수,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인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상훈 변호사,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 녹색연합 녹색법률센터의 최재홍 변호사(법무법인 신지평)가 새로 참여해 심사에 활력을 넣었다.
올해의 판결 사전 추천작업에는 심사위원 외에도 △대법원 재판연구관실 △민주노총 법률원 △진보네트워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청년유니온 △환경운동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이 도움을 주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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