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필 부사령관 네흐라 준장 인터뷰… “합법적 권위를 부여받은 레바논 정부와만 의논”
무장해제 vs 내전, 레바논 르포
▣ 나쿠라=글·사진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penseur21@hotmail.com
인도 출신으로 지난해 ‘7월 전쟁’ 이후 새롭게 재편된 유니필에서 부사령관을 맡고 있는 네흐라 준장을 나쿠라 유니필 본부에서 만났다. 그는 “헤즈볼라 무장해제는 유니필의 임무를 부여한 유엔 결의안 1701호에 명기된 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자유로운 병력 이동은 헤즈볼라의 도움 없이 불가능한 게 현실임에도 그는 “헤즈볼라와 유니필 간에 대화 채널 같은 건 없다”고도 못박았다. 네흐라 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헤즈볼라 무장해제는 임무 아냐
지난 6월(스페인군)과 7월(탄자니아군) 잇따라 유니필에 대한 공격이 벌어졌다.
=이곳이나 베이루트나 이따금 테러 공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스페인군 공격 사건 이후 유니필군과 민간인 보호를 위해 부가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군사적 맥락에서 볼 때 그런 공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무력 충돌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위험도와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스페인군 공격 사태 이후 유니필이 영외활동을 중단했다던데.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고 우리가 주민들과 접촉하지 않는 건 아니다. 우린 궁극적으로 주민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외출 등을 줄였고, 그래서 주민들이 영외활동 중단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유니필은 전투병이 아니라 평화유지군 아닌가?
=당연히 그렇다.
그런데 한국군은 특전사 중심으로 유니필에 파견했다.
=각 주권국가가 유엔군을 파견할 때 그 나라 최고의 정예부대로 편성했으리라 믿는다. 배경이야 어떻든 임무는 유니필군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한국군이 다른 나라 유니필군보다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 30개국에서 파병된 모든 군이 같은 조건과 환경에 처해 있다.
각 파병국의 구체적 임무는 누가 결정하나?
=유니필 사령관이 결정한다. 사령관이 추천하는 각국의 임무를 부사령관에게 전달하면, 그걸 부사령관이 각국 사령관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특정국이 선호하는 구체적인 역할이 있다면, 상황이 허락하는 한 그 임무를 맡을 수는 있다.
유니필이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인데.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를 완벽하게 이행하는 게 우리의 임무다. 결의안에는 헤즈볼라 무장해제가 언급돼 있지 않다. 헤즈볼라 무장해제 문제는 레바논의 정치적 과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유니필은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할 뿐이다.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 지지기반을 둔 강력한 대중적 지지를 받는 정치적 조직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과거 유니필은 남부 어디나 갈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접근 제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디든 접근이 가능하다.
헤즈볼라의 협조를 받고 있나?
=헤즈볼라와는 어떤 대화 채널도 없다. 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바논군과 정보국 그리고 합법적 권위를 부여받은 레바논 정부와만 의논한다. 우리의 활동은 레바논군과 공조해 이뤄진다. 그 밖에 다른 누구와도 우린 상대하지 않는다.
알카에다를 포함한 무장세력이 유니필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는데.
=언론보도를 보긴 했다.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앞선 테러 공격을 누가 벌였는지 정확히 모른다. 현재 조사 중이고,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
이스라엘이 무인 항공기를 띄워 레바논 상공에서 정찰을 하는 건 휴전협정 위반이 아닌가?
=레바논 영토와 상공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다. 적발될 때마다 비행기를 이스라엘로 돌려보내고 있다. 국제사회가 함께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문제다. 지금으로선 유니필도 답은 없다.
전쟁 가능성 완전 배제할 순 없어
전쟁이 재발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지적도 있는데.
=문제가 끝나지 않은 건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유니필의 임무가 2년 이상 더 지속된다면 사람들이 평화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평화 분위기가 사라지고 자잘한 충돌이 이어지면서 갈등이 격화한다면, 지난해와 같은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검찰, 윤석열 ‘조사 없이’ 내란죄 수사 일단락…앞당겨진 재판 시계
법원, 윤석열 구속 연장 재신청 ‘불허’…오늘 구속기소 전망
[영상] 폭동에 맞서 각양각색 깃발 쥔 시민들 “윤석열 퇴진하라”
‘내란 나비’ 김흥국, 무면허 운전 벌금 100만원…음주·뺑소니 전력
설 연휴 아침, 컨베이어에 끼인 22살 청년…“홀로 작업하다 사고”
“윤석열 신속 처벌”…국책연구기관서도 첫 시국선언
경호처, “하늘이 보내주신 대통령” 합창 경찰에 30만원씩 격려금
[단독] 서부지법, 윤석열 구속심사 전 경찰에 ‘보호요청’ 했었다
[속보] 경찰, ‘윤석열 체포 저지’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재신청
인천공항 ‘비상’, 폭설 때보다 혼잡…공항공사 “출국까지 3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