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주먹에 맞으면 시퍼런 멍이 생긴다. 정통으로 눈을 맞지 않아도 시퍼렇게 되는 부위는 늘 눈언저리다. 우리 몸의 조직은 빽빽하고 단단하게 짜여진 것도 있지만 좀 엉성하고 연하게 엮어진 것도 있다. 딱딱한 조직에서는 출혈이 비교적 빨리 멎고 출혈량이 적어 고여 있는 혈액량도 최소화된다. 그러나 엉성하고 연한 조직에서는 지혈이 빨리 안 되며 고이는 혈액량이 많고 옆에서 터져 고인 피도 그쪽으로 스며온다. 그래서 눈언저리가 멍들기에 가장 ‘적절한’ 자리라고나 할까.
혈액은 빨간색인데 멍은 시퍼렇게 드는 이유는 이렇다. 피하조직에 있는 작은 혈관이 터져 출혈이 되면 혈관을 빠져나온 혈액이 피하조직 안에 갇히게 된다. 갇힌 혈액은 산소를 잃어버린 채 새로운 산소는 공급받지 못해 색깔이 검붉게 되고 이것이 피부 색소를 투과해 푸르게 보이는 것이다. 원래 피에는 ‘좋은 피’ ‘나쁜 피’가 따로 없다. 발끝에 있던 피가 몇초 만에 머리 속을 돌고 또 그것은 몇초 안에 간에 가 있고 하는 식으로 전신의 피가 한데 섞이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나쁜 피가 어느 한곳에 모여 있는 법은 없다. 단지 조직 내로 출혈이 되어 한곳에 갇힌 피는 산소를 공급하는 기능을 못하기에 나쁜 피라고 할 수는 있다. 이렇게 피하에 갇힌 피는 주삿바늘이나 부항으로 빼주는 게 좋다. 피하에 갇힌 피는 파괴돼 황색 색소를 나오게 해 푸른 멍이 누렇게 변하고, 파괴된 적혈구는 다시 혈액 내로 흡수된 뒤 분해 처리되어 체외로 배출된다.
그러면 신체에 멍이 들었을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일단 멍이 들면 처음 2, 3일은 찬찜질을 하고, 3일째부터는 더운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멍은 모세혈관이 터져서 혈관 내 피가 혈관 밖으로 새어나와 조직 안에 고여 있는 것이다. 금방 터진 혈관이나 그 부근에 열을 가하는 것은 출혈을 더 부추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열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조직 내 출혈이 더 많이 더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얼음찜질이나 찬찜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출혈과 체액의 누출을 최소화해 큰 멍이 들지 않도록 예방한다. 반대로 더운찜질은 혈관을 확장하고, 혈관 확장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활발한 혈액순환은 국소에 필요한 영양과 산소 공급을 더 활발하게 한다. 또 그 언저리에 고여 있는 노폐물을 더 빨리 제거하는 구실도 한다. 멍은 찬 것과 더운 것으로 잘 다스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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