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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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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만큼 잘 빨아라

등록 2002-11-07 00:00 수정 2020-05-02 04:23

스니커컬렉션 고재혁씨가 추천하는 신발 관리법

세계적으로 알려진 어느 판매왕은 “가게에 사람이 들어서면 옷보다 신발을 먼저 본다.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의 소득수준과 생활습관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빈말이 아니다. 아무리 비싼 신발이라도 관리가 소홀하면 금방 망가진다. 정기적인 세탁만이 처음 샀을 때와 같은 산뜻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1. 가죽신발

천연 가죽은 부드러운 솔로 가볍게 털어낸 뒤 신발 클리너를 오염 부분에 펴 바른 다음 마른 헝겊으로 닦는다. 일반 가죽은 같은 색상의 구두약이나 전용 왁스를 엷게 펴 바른 뒤 주변 가죽과 같은 광택이 나도록 부드러운 천을 이용해 한 방향으로 쓰다듬듯 문지르거나 솔질을 해주면 좋다. 광택이 있는 가죽은 구두약을 조금 바르고 솔이 아닌 마른 헝겊으로 문지른다. 합성피혁 운동화는 신발의 겉표면을 미지근한 비눗물이나 전문 슈즈샴푸로 가볍게 닦은 다음 물에 헹군다. 세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말리는 방법이다. 깨끗이 닦아낸 뒤에는 신문지를 뭉쳐 천에 싸 신발 안에 넣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천천히 말린다.

2. 캔버스화(100% 면소재)

면제품은 신발 형태를 망가뜨리지 않는 게 필수! 세탁기에 빠는 것은 금물이다. 형태가 망가지고 재봉선이 풀어진다. 30~40분 정도 미지근한 물에 담가 때를 불린 다음 손으로 빤다. 유색 캔버스화는 오래 담가놓을 경우 염색이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솔을 이용해 바깥쪽뿐 아니라 안창까지 꼼꼼하게 씻어낸다. 헹굴 때는 맑은 물로 비누거품을 완전히 제거해야 마른 뒤 신발에 누런 얼룩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 뒤 신문지를 말아 넣고 보관해야 형태를 보존할 수 있다.

3. 섀미 종류

섀미 같은 잔털이 있는 가죽은 구두약 등 약품을 바르지 않고 구두솔로 한 방향으로만 쓸어내리면 깨끗하게 정리된다. 더러움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 슈즈샴푸나 보통의 머리샴푸를 물에 조금 풀어 솔에 적신 다음 가죽 부위만 다시 한 방향으로 쓸어내리면서 표면을 적셔 닦는다. 역시 신문지로 안을 채운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단, 표면을 적신다고 신발 전체를 물에 담그면 사랑하는 신발과 영영 이별해야 한다.

비가 여러 날 계속 올 때는 가급적 신발을 갈아 신는 것이 좋다. 섀미류는 비에 젖으면 가죽의 부드러운 특성이 없어지므로 심하게 젖지 않도록 주의한다. 비에 젖은 가죽신발은 기름기가 빠져 표면이 딱딱해지고 마르면서 모양이 변하거나 발에서 난 땀 등으로 염분이 하얗게 표면에 나타날 수 있다. 많이 젖은 경우에는 흙먼지를 촉촉한 천으로 잘 닦아낸 뒤 신발 안쪽에 마른 신문지를 뭉쳐 넣어 형태를 유지하면서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말린다. 마른 다음에는 전용 왁스로 닦아준다. 말릴 때 헤어드라이어 같은 것을 쓰는 것은 절대 금물. 젖은 가죽제품을 강제로 빨리 말리면 형태가 뒤틀릴 우려가 있다.

땀이나 물에 젖기 쉬운 운동화는 세균 탈취 스프레이나 커피 찌꺼기 등을 이용하면 생각보다 쉽게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손바닥만한 천에 커피 찌꺼기나 녹차잎을 싸서 신발 안에 넣어두면 냄새가 싹 가신다. 커피의 수분을 완전히 빼지 않으면 얼룩이 지므로 주의한다. 집에 돌아온 다음 신발을 벗을 때 마른 천 등으로 한번 닦아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이 모든 게 귀찮으면 주기적으로 운동화 세탁방에 맡기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글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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