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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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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뇌] 칭찬은 뇌도 춤추게 한다

등록 2007-10-05 00:00 수정 2020-05-03 04:25

<font color="darkblue">감정과 이성, 변연계와 신피질의 ‘100분 토론’ </font>

▣ 채윤정 객원기자 lizard25@naver.com

변연계와 대뇌피질이 어렵게 만났다. 이 두 부위는 이웃해왔지만, 사이는 좋지 않았다. 공포와 기쁨, 사랑 같은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는 대뇌피질이 자신의 영역에 사사건건 간섭해왔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언어, 사고, 판단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은 변연계가 포유류의 뇌 수준밖에 안 돼 충동에 휩싸이기 쉬운 트러블 메이커라고 반박했다. 뇌간을 제외한 이 두 부위는 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둘 사이의 불화가 심각할수록 뇌가 제대로 기능할 리 없다. 몸의 중앙처리시스템인 뇌가 갈등하면 삶이 갈피를 잃는다. 주기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는 K, 사랑중독증세를 보이며 자책감에 시달리는 P, 스트레스로 뒷목이 뻣뻣하고 불면에 시달리는 L, 이들이 행복한 뇌로 가는 방법에 대해 변연계와 대뇌피질이 모처럼 ‘뇌를 열고’ 토론을 했다. 둘 사이에 타협이 가능할까?

우울한 K의 뇌, 타고난 것?

<font color="#216B9C">변연계(이하 변연):</font> K는 늘 우울해. 비관적이고.

<font color="#216B9C">대뇌피질(이하 대뇌)</font>: 체중까지 늘었더라.

<font color="#216B9C">변연: </font>우울하면 단걸 찾게 되잖아. 사탕, 과자 빵. 그런데 그게 내 탓이라는 건 아니겠지?

<font color="#216B9C">대뇌:</font> 변연, 너 무슨 피해의식 있니? 네가 쾌감과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는 걸 알지만 우울은 네 몫은 아니지. K에게 세로토닌이 부족한 건 아닐까.

<font color="#216B9C">변연:</font> 세로토닌은 너랑 관련이 있잖아.

<font color="#216B9C">대뇌; </font>그래 맞아, 나의 전두엽과 기저핵, 아래쪽 뇌간에 세로토닌 수용체가 있으니까. 거기에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르지. 세로토닌이 줄면 사회성이 떨어지고 만사 귀찮아져. 프로작 같은 알약이나, 햇빛이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주는 해피메이커지.

<font color="#216B9C">변연:</font> 넌 아는 것도 많아서 배도 자주 고픈 거지?

<font color="#216B9C">대뇌:</font> 하지만 K가 성격이 원래 그렇다면 나의 왼쪽이 잘못된 건지도 몰라. 아니면 오른쪽이 너무 활성화되었다거나.

<font color="#216B9C">변연:</font> 넌 말도 많아서 배가 더 고프겠다.

<font color="#216B9C">대뇌:</font> 왼쪽 전두엽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오른쪽은 부정적인 판단을 하거든.

<font color="#216B9C">변연:</font> 비관의 달인 쇼펜하우어의 뇌도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거네?

<font color="#216B9C">대뇌:</font> 안 봤으니 모르지만, 오른쪽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있는 사람은 면역세포 활동도 많이 떨어진대.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컵에 반만 물이 차도 저걸 누가 마셔버릴 거라 생각하는 거지. 몸도 자주 아프고.

<font color="#216B9C">변연: </font>그럼 성격은 모두 네 탓이네. 오늘 왜 이렇게 겸손하실까. 우리 대화가 공개적인 거라서? 정말 대뇌, 너답다.

사랑중독증 P의 뇌, 나도 모르게 그만

<font color="#216B9C">대뇌:</font> 그나저나, 너의 충동적이고 과도하게 흥분하는 성격은 어떻게 좀 할 수 없니?

<font color="#216B9C">변연:</font> 네가 감정이라는 걸 알아? 사랑을 아느냐고?

<font color="#216B9C">대뇌: </font>웬 사랑타령? 그래, 사랑은 대화가 통하고 서로 믿고 차이를 존중하고….

<font color="#216B9C">변연:</font> 헐, 그게 사랑이라고? 차이라니, 거 말은 좋다.

<font color="#216B9C">대뇌:</font> ?

<font color="#216B9C">변연:</font> 차이란 말은 사랑이 식었을 때나 나오는 거 아냐? 이제 좀 거리를 두자는 뜻의 완곡어법! 사랑이란 게 뭐야? 같이 있고 싶고 공통점을 넘어 완전히 같아지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거, 그 사람만 생각나는 것, 그거잖아?

<font color="#216B9C">대뇌:</font> 그래, 애인을 생각할 때, 사랑의 감정이 생길 때, 너의 중격핵이나 편도체가 활성화되지. 하지만 네 주변부의 미상핵과 복측피개도 흥분해. 도파민을 분비하는 곳 말이야. 대상에 관심이 생기고 집중력이 생기고, 보상받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도 이 신경전달물질 도파민 때문이고. 그런데 P는 그 잘난 사랑 때문에 그토록 불행한 기분인 거니?

<font color="#216B9C">변연:</font> 실연당해서 그래. P는 적어도 감정에 솔직하다구.

<font color="#216B9C">대뇌:</font> 중용이 중요해. 극단적인 감정은 모두를, 뇌를 불행하게 하잖아.

<font color="#216B9C">변연:</font> 그 적당한 포즈가 비겁하게 보이는 건 알고 있지?

<font color="#216B9C">대뇌:</font> P는 그래서 파트너를 계속 바꾸는 거니?

<font color="#216B9C">변연:</font> 네가 더 잘 알 텐데. 진화론에 따르면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여성성 강한 남자의 부드러운 얼굴에, 진화론적으로는 선 굵은 남성성 강한 얼굴에 끌린다는 거 말이야. 그래서 여성들은 친밀감과 우세성 사이를 오간다는 설이지. 종족 보존이 뇌의 일차 목표라면, 친밀한 남자는 아이를 같이 키우기 좋을 거고, 선 굵은 남자는 건강한 유전자를 전달하기에 좋아서….

<font color="#216B9C">대뇌:</font> 그거야말로 뭔가 따져가며 사랑하는 거 같은 걸?

<font color="#216B9C">변연:</font> 자기도 모르게 그런지는 모르지만, 의도는 없어 보여. 그저 사랑 중독인 듯해. P의 뇌를 보면 도피질, 너의 전두엽, 기저핵이 늘 흥분상태거든. 중독자들이 활성화되는 뇌 부위잖아.

고통스러운 L의 뇌, 웃어라

<font color="#216B9C">대뇌;</font> 그러니까 조절이 중요한 거야.

<font color="#216B9C">변연:</font> 그놈의 조절. 예술가들이 어디 중용을 취해서 멋진 작품들을 남겼어?

<font color="#216B9C">대뇌:</font> 상상력, 생각의 힘을 높이려면 외려 생활은 단순해야 돼. 예술가들의 생활은 놀랍도록 단조롭다구. 성취한 사람들도 다 그렇지. 격정과 감정에 휘둘리면 만사 끝이지.

<font color="#216B9C">변연:</font> 나는 살고 싶지 않다, 먼저 사랑하고 여력이 있다면 살고 싶다!

<font color="#216B9C">대뇌:</font> ?

<font color="#216B9C">변연:</font> 어느 예술가의 명언이지.

<font color="#216B9C">대뇌:</font> 애쓴다. 너야말로 똑똑하지 못하다는 콤플렉스가 있는 거 같은데? 그나저나 너의 유연함과 나의 지성이 만날수 있는 지점은 어떨까? 농담 같은.

<font color="#216B9C">변연:</font> 농담을 하면 웃는다는 말 하려고? 아하, 웃음에 대해 또 줄줄 설명하려는 거지?

<font color="#216B9C">대뇌:</font> 넌 왜 그렇게 의심이 많아?

<font color="#216B9C">변연:</font> 내가 공포와 불안의 뇌라는 거 모르지 않을 텐데? 특히 나의 편도체 말이야.

<font color="#216B9C">대뇌:</font> 너는 편도체를 너무 편애하는 건 아니니? 공포를 느끼는 너의 편도체, 잘 알지. 바깥쪽을 자극하면 쾌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안쪽을 건드리면 미움과 분노를 느낀다는 것도. 그런데 부정적인 생각이 제어가 안 되는 건 문제야.

<font color="#216B9C">변연:</font> 그럼 분노를 분노로 표현하지 어떻게 하란 말이야?

<font color="#216B9C">대뇌:</font> 일부러라도 웃으면 돼. 웃으면 너와 나뿐 아니라 뇌간까지 활성화되거든. 얼굴 근육만이라도 웃도록 해봐. 그러다 보면 판단도 하고 감정도 좀 다스리게 되고 그렇게 돼.

<font color="#216B9C">변연:</font> 하긴 유머가 있는 사람은 너랑 내가 골고루 발달한 사람이라더라.

<font color="#216B9C">대뇌:</font> 가짜 웃음이 진짜 웃음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미국 루이빌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클리포드 컨 박사는 가짜로 웃어도 몸은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했어. 뇌를 속여 몸에 이득을 얻는 셈이지.

<font color="#216B9C">변연:</font> 강력한 진통제라는 엔돌핀도 팡팡 나오고, 면역력도 좋아지고?

<font color="#216B9C">대뇌:</font> 스트레스 호르몬은 팍팍 줄고.

<font color="#216B9C">변연:</font> L의 스트레스도 웃으면 해결된다는 거야?

<font color="#216B9C">대뇌:</font> 억눌린 상황에서 비틀기를 하면 웃기잖아. 감정이 전환되고. 막혀 있던 뭔가가 쑥 내려간 거 같기도 하고. 웃음은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참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더 나아가 희망적인 것으로 바꾸어줄 수 있다는 명언도 있다구.

<font color="#216B9C">변연:</font> 네 입에서 왜 명언이 안 나오나 싶었어. 그런데 넌 좀 졸리지 않니?

<font color="#216B9C">대뇌:</font> 좀 졸려. L이 잠을 충분히 자지 않아서 너와 내가 날카로워진 건가?

<font color="#216B9C">변연:</font> L은 꿈을 꿀 때 문제가 해결되는 걸 모르나봐. 잠자는 동안 나의 해마가 열심히 일해서 너한테 기억을 옮겨놓잖아. 그러면 어려운 과제도 해결하고 스트레스도 적어질 텐데. 어쨌든 난 꿈꾸는 게 참 마음에 들어.

<font color="#216B9C">대뇌:</font> 꿈은 해마가 기억을 옮기다 잠깐 쉬는 과정에서 신경세포들이 느슨해지면서 기억이 왜곡되어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야.

<font color="#216B9C">변연:</font> 꿈은 모두 밝혀진 게 아냐.

<font color="#216B9C">대뇌:</font> 그래서 너와 내가 꿈과 현실을 잘 구분 못하는 건지도 모르지. 뇌는 꿈과 현실을 혼동한다! 계속 상상하고 꿈꾸면 꿈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것도 그래서고.

<font color="#216B9C">변연:</font> 자기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하면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것처럼. 씨가 되는 말.

<font color="#216B9C">대뇌:</font> 그래서 말이 중요해.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당당하고 자신감에 차 있잖아. 물론 어떤 칭찬이냐가 중요하지만.

‘아는 것’뿐 아니라 ‘안는 것’도 중요

<font color="#216B9C">변연:</font> 어떤 칭찬?

<font color="#216B9C">대뇌:</font> 칭찬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주위에서 칭찬을 하면 뇌에선 쾌감 호르몬인 도파민이 나오거든. 그러면 뇌는 보상 심리로 그 행동을 다시 하고 싶어해. 사람이 좋은 쪽으로 달라지는 거지. 하지만 어릴 적부터 뭘 해도 칭찬을 받으면 나는 으레 칭찬받고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르시시즘에 빠지기도 하지. 그런 칭찬은 오히려 독이야.

<font color="#216B9C">변연:</font> 사랑중독증에 빠진 P도 나르시시즘인가?

<font color="#216B9C">대뇌:</font> 그건 잘 모르겠어. P는 어쨌든 사랑하는 대상과 늘 합일을 꿈꾸고, 상대방이 차이를 강조하면 괴로움에 빠져.

<font color="#216B9C">변연:</font> 그러면 네가 말한 차이와 내가 말한 애착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게 사랑이다?

<font color="#216B9C">대뇌:</font> 변연, 이야기가 통하네.

<font color="#216B9C">변연:</font> 나야 늘 소통을 꿈꾸지. 내가 달리 사랑의 중추겠냐?

<font color="#216B9C">대뇌:</font> 그러고 보면 변연, 너 진짜 힘들긴 했겠다. 쾌락도 공포도, 불안도, 기쁨도 인간을 살게 하려고 네가 발에, 아니 뇌에 진땀 나게 애쓰는 거고.

<font color="#216B9C">변연:</font> 계속 칭찬해봐.

<font color="#216B9C">대뇌:</font> 너는 나의 차가운 말에 감정을 실어주기도 하지.

<font color="#216B9C">변연:</font> 공감은 내가 활성화되어야 이뤄지긴 하지. 그리고 칭찬도 일종의 공감 아니겠어? ‘너 잘했다’, ‘나는 너를 믿는다’의 동의어.

<font color="#216B9C">대뇌:</font> 실수로 위축되어 있거나 나쁜 기억이 많은 사람에게 매일 한 번씩 칭찬해주는 게 최고의 뇌 비타민이래.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 ‘하지만 잘할 수 있다’ ‘그동안 이건 정말 잘했다’ 같은.

<font color="#216B9C">변연:</font> 네가 ‘아는 것’만 많고 ‘안는 건’ 없는 줄 알았는데, 너를 이제 꼭 안아주고 싶은걸.

<font color="#216B9C">대뇌:</font> 감각 중 촉각이 뇌를 가장 발달시킨대, 엄마 손이 약손인 것도, 스킨쉽으로 사랑이 강화되는 것도 다 뇌가 자극되어서 그런 거지. 스킨쉽은 특히 우뇌를 발달시키고.

<font color="#216B9C">변연:</font> 으이구, 너의 지식욕은 어쨌든 대단하다. 그래도 이리와.

<table width="480" cellspacing="0" cellpadding="0" border="0"><tr><td colspan="5"></td></tr><tr><td width="2" background="http://img.hani.co.kr/section-image/02/bg_dotline_h.gif"></td><td width="10" bgcolor="F6f6f6"></td><td bgcolor="F6f6f6" width="480">

<font class="f9black">

<font size="4" color="#216B9C">
뇌, 몸의 가장 큰 성기
</font>

<font color="darkblue">변연계적 사랑과 대뇌피질적 사랑… 몸으로 하는 섹스는 미래에 ‘플라토닉 러브’일까</font>

섹스가 재미없다니 제대로 된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는 증거다, 쾌락이 없다면 섹스도 없다, 온 몸이 성감대란 말은 농담이 아니다…. 이런 ‘과감한’ 문장들은 뇌의 주장이다. 어떤 섹스도 뇌에게는 즐거운 행위일 수밖에 없다. 뇌의 1차 목표는 생존이며, 영원한 생을 위해 자기 유전자 보존과 증식은 0순위이다. 자기 유전자를 남길 수 있는 아직까지 유일한 방법인 섹스는 최고조의 쾌감을 얻게끔 설계되어야 한다. 그래야 ‘하고 또 할 수’ 있다.
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우리 몸의 가장 큰 성기는 뇌’라고도 했다. 섹스를 하는 뇌는 과도하게 활성화된다. 인간을 대신해 무고한 원숭이가 실험 대상이 됐다. 1966년 미국 생리학자 폴 맥린의 실험에 따르면 중격핵, 시상, 시상하부, 대상속 등 변연계의 여러 부분을 자극한 결과 성적 흥분이 나타났다.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한 적은 없지만 성적 쾌락은 주로 변연계의 신경세포가 폭발적으로 흥분되는 과정으로 신경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런 변연계는 혼자 흥분을 즐기지 않는다. 밀접하게 연결된 대뇌피질의 여러 곳을 자극한다. 오르가슴 동안 발바닥이 짜릿해지거나 물결이 일렁이듯 몸속에서 파동이 느껴진다는 이들은 변연계가 촉각 등 감각중추를 활성화시킨 결과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 몸 전체가 성감대일 수 있다. 섹스는 말초적인 신경을 자극해 변연계가 활성화되는 행위이다. 그러나 변연계가 비슷하게 활성화되는 다른 통로도 있다. 시각적으로 사랑을 느낄 때이다. 매력적인 상대방이 눈에 띄면 시각중추로 들어가 편도체를 자극하고 변연계를 활성화시킨다. 한편, 대뇌피질을 통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이 가진 생각, 감정을 확인하며 동질성을 느낀다거나 어려운 환경을 함께 이겨내며 동료애가 생긴다면, 이는 ‘대뇌피질적’ 사랑이다. 어떤 사랑이 우선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영화 에서, 자살한 아내의 기억을 가진 남자 폴은 우연히 만난 육군 대령의 딸과 돌발적으로 정사를 나눈다. 폴은 말한다. “난 이름이 없고 이름 부를 필요도 없어, 당신 이름도 알고 싶지 않아.” 두 사람이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되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이름을 부르고 이름을 얻는 것은 모두 대뇌피질의 행위이다. 이들은 처음에 유전자를 보존하려는 욕구도, 상대방을 통해 뭔가를 얻을 생각도 없었다.
굳이 프로이트를 떠올리지 않아도 사랑은 죽음과 한끝 차이다. 섹스 때 죽고 싶어, 라고 외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세상이 날로 험해지다 보니 뇌의 제1수칙인 생존만을 목표로 뒀던 프로그래밍에 오류가 생긴 듯도 하다. 생명윤리 문제가 해결돼 복제가 가능해진다면 뇌는 유전자를 확장하기엔 구식의 수단인 섹스를 더 이상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려 할까. 가까운 미래에는 SF영화의 주인공처럼 기계장치를 쓰고 뇌의 특정 부분을 자극해 쾌락을 얻는 가상 섹스에서 즐거움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그때에도 몸으로 부딪히는 섹스가 존재한다면, 그거야말로 유전자 보존 같은 자기확장의 의도를 배제한 순수 쾌감의 섹스가 아닐까.

</font>

</td><td width="10" bgcolor="F6f6f6"></td><td width="2" background="http://img.hani.co.kr/section-image/02/bg_dotline_h.gif"></td></tr><tr><td colspan="5"></td></tr></table>

참고한 책: (사이언스북스), (사이언스북스), (21세기북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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