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돌아와라, 우리도 바란다”

이명박 후보 법률지원위원회 단장 오세경 변호사… “그의 주장은 시기적으로 일치하지 않아”

▣ 특별취재팀
▣ 사진 박승화 기자 [e-mail]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 두 사람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BBK 사건’을 놓고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의 말은 정반대다. 이 후보 쪽은 김씨가 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인터뷰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고 밝혔다. 은 이 후보 쪽의 정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8월17일 이 후보의 법률지원위원회 단장인 오세경 변호사를 만났다.

다스 투자 전 BBK 설립 자본금 다 조성

김경준씨는 다스(옛 대부기공)가 BBK에 투자한 돈 190억원이 LKe뱅크, eBK(e뱅크증권중개), BBK의 자본금에 쓰였다고 주장하는데?

=거짓이다. 다스는 BBK가 운용했던 마프(MAF)펀드에 투자한 거지, 세 회사에 투자한 게 아니다. 다스와 BBK가 체결한 투자일임 계약서도 있다. 회계 신고도 돼 있다. 실제 (은행) 계좌상으로도 다스에서 BBK로 2000년 4월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돈이 건너갔다. BBK 자본금은 99년 4월에 5천만원, 99년 10월에 30억원이 조성됐다. 다스가 BBK에 투자하기도 전에 이미 BBK의 설립 자본금이 다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MB(이명박)는 LKe뱅크에도 이미 2000년 2월에 20억원의 자본금을 넣었다. 20억원은 공직자재산신고에도 등록된 MB의 엄연한 개인 돈이다. 또 MB의 형인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eBK에 각각 9억원씩 투자한 18억원은 다스가 아니라 이들의 개인 돈이다. 따라서 김경준의 주장은 시기적으로도 일치하지 않는다.

김경준씨는 자신과 이명박, A. M. 파파스(아직 실체가 정확히 드러나 있지 않았음) 3자간 ‘비밀’ 계약서가 존재하고, 그 내용은 이 후보가 LKe뱅크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자회사인 BBK와 eBK의 지분도 모두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있다면 공개하라. 비밀 계약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김씨는 유령회사 설립이나 여권 등 각종 서류를 많이 위조했다. 증거 조작에 익숙한 사람이다. 엄연한 범죄자 아닌가. 그의 말을 쉽게 믿어선 안 된다. 그가 2001년 3월10일 금감원에 제출한 자술서를 보면, BBK의 지분 100%를 자신이 갖고 있다고 진술했다.

3자 간 계약서가 있다면 주식 양도·양수 계약서일 순 있다. MB가 갖고 있는 LKe뱅크의 지분 50% 중 35~36%를 A. M. 파파스에 팔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양도·양수 계약서가 있어야 하는 건 맞다. 그렇다고 그 안에 김씨가 얘기하는 내용이 들어갈 리가 있겠는가. 양도·양수 계약서가 원래 회사(LKe뱅크)에 보관돼 있었는데, 다 폐기됐는지 지금은 없다.

김경준씨는 어쨌든 국내에 송환돼 검찰의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왜 빤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

=김경준의 생각은 이런 거 같다. “나는 종범이고 주도자는 MB다.” 그게 안 되더라도 자신의 민·형사상 책임의 많은 부분을 MB한테 전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증거조작에 익숙한 사람

그러면 김경준씨가 빨리 들어오길 원하나?

=그렇다. 다만 김경준이 들어와서 현란하게 허위 주장이나 조작된 정보를 갖고서 판을 흔들어대고 상대 정치 세력이 휘말려 악용하는 건 우려스럽다. 엄청난 범죄자에게 끌려가는 나라가 안 됐으면 좋겠다는 게 시장(MB)님의 생각이다. 들어오면 정면 돌파하겠다고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