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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치료는 신기루 같은 가설!

등록 2006-04-19 00:00 수정 2020-05-02 04:24

왜 ‘국익 창출의 기대주’ 줄기세포 연구는 전면 재검토돼야 하는가… 세포주 확립 미지수인 걸음마 단계, 효과 입증한 실험도 전혀 없어

▣ 김동광 과학저술가·고려대 강사

검찰의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미 우리 사회는 황우석 사태를 사실상 마무리지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것들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줄곧 황우석에 대한 지지를 보낸 정부의 주무 부처들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줄기세포 연구에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부으려 한다는 점이다. 시민 사회에서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전면 재검토의 필요성은 공론화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윤리적 문제, 계속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줄기세포 연구가 문제되는 지점은 무엇이고 검토해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우선 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경우 피할 수 없는 윤리적 문제와 난자 수요 발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동의 절차를 거쳐 난자를 기증받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호르몬 투여에 의한 비정상적인 난자 추출이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선진국에서도 연구가 부족하다.

난자를 연구 재료로 삼을 수밖에 없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이러한 윤리와 안전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점검이 필수적이다. 더구나 이러한 희생을 견뎌내면서까지 연구를 계속할 수 없는 근본 이유는 줄기세포 연구가 실제로 질병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아무런 근거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연 줄기세포 연구가 실제 치료에 이용될 수 있는가다. 사실 황우석 사태를 일으켰던 원인이자 현재 줄기세포 연구를 다시 시작하려는 근거는 줄기세포 연구가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신기루에 가까운 가설일 뿐이다. 실제로 현재 논쟁은 치료는 고사하고 체세포 핵이식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분리해서 세포주를 수립할 수 있는지조차 불명확하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좀더 진전된 성체 줄기세포 치료는 가능성이 확인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뉴사이언티스트>(3월11일치)에 따르면 이탈리아(1999)와 미국(2002)의 연구팀이 쥐의 골수에서 얻은 성체 줄기세포로 치료 효과를 얻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 연구는 재현에 실패해서 결국 인정받지 못했다. 재현되지 못한 극소수 임상 사례에서 알려진 일시적 치료 효과도 의심을 받고 있다. 치료의 실체가 줄기세포가 어떤 화학적 신호를 내기 때문인지, 국소적인 염증을 일으켜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단순히 줄기세포와 관련이 없는 자연 치유에 의한 호전 증상인지도 알 수 없다.

때로는 치료 효과가 지속되지 못했고 악화되는 경우도 많았다. 미국 워싱턴대학의 성체 줄기세포 임상 치료 연구자 척 머리는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심지어 줄기세포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를 주입한 뒤, 문제의 줄기세포를 추적하는 방법도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어떤 효과가 나타나도 그것이 줄기세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세포들 때문인지 식별하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줄기세포 존재에 대한 의구심도

알다시피 배아 줄기세포의 경우 치료를 위해 이식하면 테라토마라는 종양(암세포)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특정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확립되기까지는 단지 막연한 가능성일 뿐이다. 실제로 미국의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을 비롯한 여러 곳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줄기세포가 과연 존재하는지에 대해서까지 진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수년 동안의 연구에도 그런 줄기세포가 정말 있는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특정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이제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 → 질병 치료 → 막대한 경제적 가치 창출 → 국익’이라는 일방적 도식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황우석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혼란을 겪고도 다시 지원을 계속한다면 그 결과는 너무도 뻔하다. 제2, 제3의 황우석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겨레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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