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조건 다른 선수들 한 종목으로 몬 육상 경기 운영… 일부 메달후보들 억울함 호소
▣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장애인올림픽에서도 제2, 제3의 ‘양태영’이 속출했다. 육상 종목에서 대회 주최쪽의 잘못된 경기 운영으로 금메달을 놓친 선수들이 나왔다.
프랑스의 말론 셜리는 한쪽 다리가 절단된 T44 등급의 육상선수다. 지난 시드니 대회 때 100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번 대회에서 100m와 200m 2관왕이 유력한 선수였다. 하지만 그만 200m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기자들을 더욱 놀라게 만든 것은 셜리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피스토리우스의 인조 다리는 길이가 짧아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훨씬 균형이 잘 잡힌다. 그는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경기를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두 다리가 절단된 T43 등급이다. 셜리처럼 한쪽 다리가 절단된 T44보다 더 중증의 장애 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절단 부위가 무릎관절 아래이기 때문에, 한쪽 다리가 무릎관절 이상이 절단된 T44보다 실제 경기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보조 기구를 잘 사용해 양쪽 다리의 균형만 잘 잡아주면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가 속해 있는 T43 등급에는 출전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대회 주최쪽은 그를 T44 등급에서 함께 뛰게 했다. 그 결과 셜리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피해를 당한 것은 셜리뿐만이 아니다. 미국 여자 육상선수 에이프릴 홈스는 T44 등급의 선수가 부족해서, 100m 종목에서 두 다리는 멀쩡한 대신 두 팔이 없는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결과는 그의 등급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지만, 순위는 6등이었다. “세계 신기록을 세웠으면 최소한 동메달이라도 목에 걸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가 노메달로 귀국하게 된다면 이번 대회 최대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의 코치가 열을 올리며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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