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과정에서 ‘정보비공개법’이라는 비아냥까지…시민사회가 제안하는 개선 방안
“행정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와 참여를 보장하고,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 1998년 1월 시행되기 시작한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정보공개법)의 입법 취지다.
법 시행 6년째로 접어들면서, 행정기관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는 시민의 주권적 권리라는 인식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청와대와 국회 및 각 중앙부처는 물론 광역·기초 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감춰진 사실을 들춰내는 적지 않은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공개법은 시행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고, 때론 ‘정보비공개법’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현행 정보공개법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지적되는 것은 “정보공개 여부를 각급 행정기관의 자의적 해석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비공개 대상 정보를 정하고 있는 정보공개법 제7조 1항은 ‘현저한 지장’ ‘상당한 우려’ 등 추상적인 문구를 통해 행정기관의 비공개처분을 남발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확대 해석할 가능성이 있는 모호한 규정을 바꿔, 비공개 대상 정보를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유명무실한 정보공개심의위원회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정보공개법은 행정기관이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처분을 했을 경우, 이의신청 및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각 기관마다 설치돼 있는 정보공개심의위원회 구성원이 모두 관계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는 탓에, 비공개 결정을 내린 주체가 그에 대한 이의신청까지 심의하는 꼴이 됐다. 시민사회가 현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폐지하고 정보공개제도 총괄 및 정보공개에 관한 행정심판 사건을 심의·의결하는 대통령 산하 정보공개위원회 신설을 제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사결정과정 정보의 원칙적 공개도 필수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의사결정과정 중에 있는 정보는 자유로운 의견교환에 현저하게 지장을 줄 경우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는 것으로 회의록 공개 등을 애초에 불가능하게 한다”고 반발한다.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하게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등으로 비공개 대상 정보를 한정한 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공개 대상 정보를 멋대로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벌칙조항 신설도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대목이다. 현행 정보공개법으로는 정보공개를 거부할 목적으로 정보목록 등을 기재하지 않거나 정보를 고의적으로 은폐하거나 훼손하더라도 처벌할 방법이 없는 탓이다.
그러나 정보공개법의 “입법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이 공개청구제도를 거치지 않고도 일상적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열린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공공기관이 법률상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닌 한 공개 청구가 없더라도 정책결정에 관한 모든 정보를 사전에 자발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법 조항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진한 참여연대 투명사회팀 간사는 “정보공개는 투명한 사회의 핵심이다. 정보가 없으면 참여도 없다. 참여정부가 내건 국민의 국정참여의 기본은 올바른 정보공개제도의 정착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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