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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다스는 누구 것’ 찾아나선 <한겨레> 기자들,

주인 밝혀진 뒤 다스 시즌2를 이야기하다
등록 2018-10-13 17:36 수정 2020-05-03 04:29
타칭 ‘이명박 추적 전문기자’, 자칭 ‘이명박과 악연’이었던 <한겨레>의 조현 종교전문기자, 김태규 기자, 서영지 기자가 10월9일 한자리에 모였다. v

타칭 ‘이명박 추적 전문기자’, 자칭 ‘이명박과 악연’이었던 <한겨레>의 조현 종교전문기자, 김태규 기자, 서영지 기자가 10월9일 한자리에 모였다. v

다스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것이다.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온 국민의 질문에 대한 법원의 첫 답변이다. 법원은 10월5일 1심 재판에서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라고 판단했다. 다스 유상증자에 쓰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도 이명박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법원은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7천여만원을 선고했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국민의 합리적 의심은 ‘다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타칭 ‘이명박 추적 전문기자’, 자칭 ‘이명박과 악연’이었던 의 조현 종교전문기자, 김태규 기자, 서영지 기자가 질문에 답했다. 세 기자를 한글날인 10월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났다. 류이근 편집장이 사회를 봤다.

이들은 50대(조현), 40대(김태규), 30대(서영지)다. 이들과 이명박의 악연은 모두 30대부터 이어졌다. 1993년 30대 조현 기자는 당시 이명박 민주자유당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이 150억원대의 도곡동 땅을 숨겼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2007년 30대의 김태규 기자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특별취재팀에 들어가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지금까지 에서 관련 기사를 가장 많이 썼다. 그리고 현재 30대인 서영지 기자는 최근 다스 특별수사팀 출범부터 이명박의 구속 기소까지 일련의 과정을 지켜봤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도곡동 땅’ 첫 보도 조현 기자 “기사 나가고 MB한테 전화가 왔다”</font></font>
2007년 12월5일 서울중앙지검이 이명박 관련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다고 밝혔다 한겨레 박종식 기자

2007년 12월5일 서울중앙지검이 이명박 관련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다고 밝혔다 한겨레 박종식 기자

다스는 이명박 것이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제 다 끝났나.

김태규 이명박이 차명으로 다스를 소유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은 다스의 실제 주인인 이명박이 다스와 특수관계 법인 간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증여세 납부 대상자에 해당하는 만큼 조세 포탈 혐의로 기소할 수 있는데도 이를 간과했다. 이처럼 해결해야 할 법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다만 심증적으로는 끝났다고 본다. 검찰이 ‘이명박은 다스 실소유주가 아니다’라는 과거 수사 결과를 스스로 뒤집어 다스가 이명박의 것이고, 이명박이 잘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했을 때 끝났다고 생각했다.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는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연매출의 30%를 넘는 수혜 법인의 지배주주나 친인척에게 증여세를 물리는 제도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스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친족 또는 경영지배관계에 있는 특수관계법인인 아이엠(최대주주가 이명박 아들 이시형씨) 등 10여 개 회사에 대한 다스의 매출액 비율이 2015년 35.12%, 2016년 48.46%, 2017년 45.04%에 이른다.

서영지 일단락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심에서 인정한 뇌물 액수(86억여원)가 예상보다 적었다. 대통령 당선을 전후로 범죄 성립 여부를 따지는 게 옳은가. 당선 전 이명박에게 돈을 건넨 것도 뇌물로 봐야 한다. 뇌물죄는 형량이 커 앞으로도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다. 추가 수사를 해 처벌해야 한다.

조현 1993년 이명박 당시 민자당 전국구 의원이 현대건설 사장 재직 때 사들인 150억원대의 도곡동 땅을 은닉했다는 사실을 기자로 있을 때 처음 보도했다(1996년 한겨레로 이직함). 이후 사반세기(25년)가 지났다. 그새 이명박은 1992~98년 14·15대 국회의원에 2002~2006년 서울시장, 2008~2013년 대통령까지 지냈다. 이기적인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면 이명박은 그 정점에 있었다. 지금도 실감 나지 않는다. 사실 충분한 증거들은 오래전에 명쾌하게 드러났다. 수사를 통해 단죄되지 않았을 뿐이다. 뒤늦은 조처다.

1993년 당시 보도는 도곡동 땅 의혹의 출발점이었다. 조현 기자가 기사를 쓴 주인공이었는지는 사내에서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조현 그 시절에는 기사 끝에 기자 이름을 밝히는 ‘바이라인’이 없었다. 해설 기사에만 바이라인을 적었다. 1심 판결 기사를 읽고 우연히 1993년에 썼던 기사를 다시 찾아봤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이 이 기사를 언급하면서, 도곡동 땅에 의혹을 제기했던 기사들도 다시 읽어봤다.

서영지 도곡동 땅은 이명박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다스가 이명박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다스 유상증자 대금의 출처였던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명박이었다는 선결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다스 기사 가장 많이 쓴 김태규 기자 “다스는 곧 아들 이시형 것이 될 것”</font></font>
1993년 3월27일치 <세계일보> 보도에서 이명박이 150억원대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을 숨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겨레

1993년 3월27일치 <세계일보> 보도에서 이명박이 150억원대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을 숨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겨레

다스로 흘러들어간 이명박 자금은 설립 과정과 유상증자 때로 크게 구분된다. 이명박은 차명으로 세운 다스 자본금 3억9600만원(일본 후지기공 지분 제외)을 모두 댔다. 이어 다스 자본금 19억8천만원을 유상증자하면서 증자 대금으로 도곡동 땅 매각 대금 263억원 가운데 7억9200만원을 썼다.

조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직자 재산이 처음 공개됐다. 당시 한 취재원에게 ‘도곡동 땅이 이명박 것이라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첫 재산 공개 때 도곡동 땅 현장을 취재하고 부동산 관계자도 만났다. 확인해보니 1985년 현대건설 사장 재직 때 샀던 도곡동 땅을 형과 처남 명의로 등기한 사실을 확인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 보도 후 이명박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다.

김태규 당시 이명박에게 숨겨둔 재산이 있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 조현 기자의 기사는 이를 밝힌 특종이었다. 지금까지 유일한 증거처럼 기자들에게 회자하고 있다.

8조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다스가 이명박 것이라는 사실이 공식화됐다. 이명박은 불행할까, 행복할까. 굳이 비자금을 만들어 회삿돈을 빼돌리지 않고도 당당하게 갖게 된 것 아닌가.

김태규 1심 선고는 다스가 사실상 이명박의 재산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명박은 대통령 퇴임 후 다스 부사장인 조카 이동형씨에게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어떻게 다스를 되찾아올지 고민했을 것이다. 이명박은 아직도 다스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대외적으로) 주장한다. 하지만 다스는 곧 아들 이시형의 것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이명박은 행복할 수도 있다.

서영지 이번 선고로 가족끼리 다투지 않고 아들 이시형에게 다스를 물려주는 일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다만 이명박의 시나리오는 자신이 드러나지 않고 물밑에서 은밀하게 이뤄지길 바랐을 테니 절반만 성공한 셈이다.

도곡동 땅 최초 보도 후 이명박으로부터 위협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조현 이명박이 도곡동 땅을 숨겼다는 사실을 보도한 뒤 이명박에게 전화가 왔다. 이명박은 ‘까불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 품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위협도 느꼈다. 당시 녹음기가 보편적이지 않았다. 직후 30만원 상당의 소형 녹음기를 샀다. 철저하게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김태규 이명박을 직접 볼 기회는 없었다. 이명박을 만날 뻔했던 기회도 스스로 거부했다. 이명박이 품격이 없다고 간접적으로 느낀 계기는 이명박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다. 이명박은 기자간담회에서 옆자리에 앉은 내 후배 기자에게 ‘휴대전화에 예쁜 인형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 기사를 그렇게 쓴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기사를 보잘것없이 엉망으로 썼다’고 기자에게 항의하는 것처럼 들렸다. 얼마나 이명박이 품격이 없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을 검증하기 위해 꾸려진 특별취재팀에 들어갔다. 취재하면서 여러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대세는 이명박 편이었다.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을 출입했다. 투표 당일에는 선배 지시에 따라 한나라당 당사로 취재를 나갔다. 이날 저녁 8시30분께 이명박이 한나라당 당사에 나타났다. 이미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다. 이명박이 당사를 돌며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내 쪽으로 다가왔지만 외면했다. 개인적으로 투표 결과에 불복하고 싶었다. 이후에도 단 한 번도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마음속으로) 인정한 적 없다.

서영지 이명박은 수사 초기였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 등을 열어 검찰 수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치 탄압’이라며 강한 발언도 했다. 하지만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이명박, 국민에게 용서 구하는 게 최선”이라며 돌아서자 이명박은 침묵하기 시작했다. 이명박도 강한 압박감을 받았을 것이다. 이후 변호인들도 자극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조현 이명박이 TV 생중계에 반발해 1심 선고에 불참했다. 국격 유지나 국민의 단합을 해친다는 핑계는 이명박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이명박다운’ 행동이었다. 이명박은 개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국가나 법질서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이명박근혜’ 추적 전문 서영지 기자 “정치적 보복 주장한 이명박이 되레 뻔뻔”</font></font>아픈 얘기다. 이명박이 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으로 2010년 5월1일치 1면에 ‘알려드립니다’ 사고가 나갔다. 는 이 알림에서 ‘비비케이 실소유주가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라는 보도와 관련해 ​결과적으로 이명박에게 손해를 끼친 사실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태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이명박이 명예훼손(공공연하게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지적하는 일)으로 를 상대로 5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내면서 대내외에서 비판을 받았다. 기자로서 자괴감도 느꼈다. 에 입사할 때만 해도 권선징악이 실현되는 사회라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검찰은 강자 편에 섰다. 사실도 왜곡했다. 언론이 합리적 의심을 제기해도 검찰이 이를 뒤집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됐다. 이명박 쪽에 피해를 준 것은 사실이다. ‘안타깝다’는 표현은 소송 과정에서 정해진 문구였다고 짐작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힘들었다.

서영지 정권이 바뀌고 이명박은 무조건 잡아넣어야 할 사람이 됐다. 사람들의 대화 주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서 이명박으로 넘어갔다. 선배들과 취재 환경이 달랐다. 선배들이 취재하기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명박은 정치적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서영지 ‘정치적 보복’이 아니다. 언젠가는 처벌해야 할 일이 미뤄지다가 이제야 단죄한 것이다. 다스가 이명박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많다.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이명박이 오히려 뻔뻔하다.

조현 2007년 이미 사실로 드러났지만 미완인 채 끝났다. 이명박이 현직 대통령일 때는 처벌이 어렵지만, 정권이 바뀌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시스템이 작동했어야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도 퇴임 뒤 정권 차원에서 옹위했던 범죄들이 처벌받았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처벌하지 않았다. 단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이명박에 대한 처벌이 미뤄졌을 뿐이다.

검찰은 지난 4월 이명박을 재판에 넘기며 공소장에 이렇게 썼다. “대통령 임기 시작 전 소송이 제기됐다면 당선 무효가 될 수 있었다.” ​당시 진실이 드러났다면 어땠을까.

조현 정치는 생물이다. 진실이 드러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참여정부의 지지율이 바닥이었다. 이명박은 기세가 크게 올랐다. 국민은 이명박의 결백을 믿고 지지했다.

김태규 최근 검찰의 한 관계자가 ‘이명박의 범죄는 역사를 바꾼 범죄’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분노했다. 왜곡된 역사를 쓰게 한 장본인은 검찰이었다. 언론과 국민은 끊임없이 ‘이명박이 잘못했는지’ 물었다. 검찰은 이명박은 죄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이명박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제 와 ‘이명박의 범죄가 역사를 바꿨다’고 말하는 것은 검찰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명박이 역사를 바꾸는 데 검찰은 적극적인 동조자였다. 검찰이 스스로 양심적인 집단이라고 생각한다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같은 수사 다른 결론 내린 검찰</font></font>

검찰은 2007년 12월 “다스 9년 치 회계장부 검토하고 자금 흐름을 면밀히 추적하는 등 노력했으나 이명박 것이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검찰은 “다스가 이명박의 것이라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며 비비케이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서도 불기소(혐의 없음) 결정했다. 이후 특검도 2008년 2월 “도곡동 땅 매각에 이명박이 개입했다고 볼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이명박은 대선 후보 선거방송 연설에서 ‘전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는가.

김태규 당시 연설을 보면서 이명박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고 생각했다. 정치적 선언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도덕성 논란과 재산 문제를 털어버렸다. 60%대로 점쳐진 득표율을 80%대까지 올리려는 조처였다. 애초에 약속을 믿지 않았다. 이명박이 실제 지키려고 한 약속도 아니었다. 자신의 치부를 덮기 위한 발언이었다.

서영지 대통령 후보로서 이명박이 스스로 했던 약속이다. 과거에 했던 약속을 이제라도 지키는 게 이명박을 지지하고 투표한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다.

조현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 믿음을 배신했다는 점이다. 국민은 이명박의 결백을 믿고 전문경영인의 실용적인 역량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명박은 국익이 아닌 사익을 챙겼다. 국민의 믿음을 저버렸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인생에서 남는 장사를 하려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

김태규 사회에 전 재산을 환원한다는 약속을 지켜 특별사면이라도 받는다면 돈으로 죄를 용서받는 셈이다. 바람직하지 않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지 말았어야 했다”</font></font>판결문을 작성한다면, 어떻게 한 줄로 요약하겠나.

김태규 꼭 감정을 빼고 써야 하나. (웃음)

조현 이명박은 문민정부의 공직자 재산 공개 개혁을 무력화한 인물이다. 그 종잣돈으로 대통령이 됐다. 정치인으로 첫발을 뗄 때부터 거짓말을 했다. 이명박은 ‘역사를 과거로 퇴행시킨 인물’이다.

김태규 ‘이명박은 나쁜 사람’이라고 적고 싶다. 특별취재팀 당시 내용이 복잡해 기사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고도의 사기꾼이 벌인 고도의 사기 행각이었다. 한편으로는 혹여나 가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이 일에 달려드는 것이 아닌지 고민했다. 의 검증이 감정이 앞선 검증이었냐는 질문에 이제는 정당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싶다. 당시 가 정치적 편향성이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팩트로 문제에 접근했고, 앞으로도 이런 검증은 계속돼야 한다.

서영지 1년 반 동안 대통령이 2명이나 수사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면, 이명박은 분노를 느끼게 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국가 시스템을 이용했다. 자신을 위해 권력을 휘둘렀다는 사실에 국민은 분노했다. 판결문에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쓰고 싶다.

조현 이명박은 대통령이 된 뒤에도 품격이 없었다. 국가 시스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됐는지 의문이다. 국민을 절망에 빠지게 한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슬프다. 이제 와 대통령 당선을 무효로 할 수도 없다. 이명박은 지금이라도, 100분의 1만이라도 전 대통령으로서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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