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 학생의 아버지가 어버이날인 지난 5월8일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12시4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에 있는 한 단독주택 2층에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 권아무개군의 아버지(58)가 숨져 있는 것을 동생(56)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권씨의 동생은 “이날 생일을 맞은 형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아 집을 찾았다가 부엌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형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지난 5월8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권아무개군의 아버지가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은 마침 어버이날이었다. 지난해 어버이날인 5월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참교육학부모연대 회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당시 참석자가 카네 이션을 들고 있는 모습. 박승화 기자
경찰 관계자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말했다. 권씨는 10여 년 전 이혼한 뒤 홀로 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권군은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권씨 소식을 들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앞으로 유사한 일들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가족들에게 5월은 참사가 벌어진 4월만큼이나 고통스러운 달이다. 5월은 많은 유가족들이 바다에서 건져올려진 숨진 아이를 만난 때다. 한 유가족은 “많은 유가족들이 5월에 숨진 아이를 만나 그때를 기일로 기억한다. 5월 들어 유가족들 사이에서 극심한 우울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보여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 가운데는 권씨 가족처럼 한부모가정인 경우가 많다. 단원고 학생 유가족 가운데 20%가량이 한부모가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유가족은 참사 이후 더 큰 고립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한 유가족은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 중 많은 가정이 부부가 이혼한 상태에서 자식을 잃어 기댈 곳 없이 더 큰 고통과 고립감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유가족 배·보상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제정 문제도 유가족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정부는 배·보상 지급 신청 기한을 6개월로 못박고 위자료를 교통사고에 준하는 1억원으로 책정한 시행령을 지난 3월29일 발효했다. 또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실무 최고책임자에 공무원을 파견하도록 해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시행령을 지난 5월6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한 유가족은 “배·보상과 시행령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지부진해지면서 유가족들은 무력감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에도 희생자 유가족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 학생의 어머니 김아무개(45)씨는 지난해 5월9일 오후 5시50분께 자신의 집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다른 유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유가족 단체방에 “다른 세상에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 죄송합니다”라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이를 본 다른 유가족들이 김씨 집에 찾아가 쓰러진 김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그날은 숨진 아들의 삼우제가 열린 날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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