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안가에 머물고 있던 탈북자 18명을 모두 비밀리에 대사관저 로 옮기는 ‘작전’이 펼쳐졌다. 박근혜 대통령 은 청와대 ‘지하벙커’(위기관리상황실)에서 작전을 직접 지휘하며 마지막 1명의 이동 완 료를 확인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지하벙커에서 특수작전 지휘?
6월7일치 와 1면에 나온 기사를 요약하면 대략 이런 얘기다. 미 국 드라마에서나 봤음직한 대통령의 특수작 전 지휘다. “한국대사관과 정부 관계자들이 안가에 머물던 탈북자들을 대사관저로 인 솔”했다는 대목을 보니, 특수부대가 동원된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는 ‘외교 소식통’, 는 ‘외교 및 대북 소식통’ 을 인용했다.
10여 일 뒤 6월18일치 는 이들 을 포함한 탈북자 20명이 최근 한국에 입국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18일치 기 사에서 신문은 “그간 탈북자의 한국행을 물 밑에서 허용해왔던 라오스 측이 강경 노선 으로 선회해 라오스 탈북 루트까지 막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며, ‘새누 리당의 특사(김재원 의원) 파견’과 ‘라오스의 국제사회 여론 의식’을 라오스 쪽이 태도를 바꾼 배경으로 거론했다.
5월27일 탈북 고아들이 라오스에서 북한 당국에 붙잡혀 강제 송환됐을 때만 해도, 언 론에서는 외교 당국의 실패를 지적하면서 ‘라오스를 경유하는 탈북 경로가 위험하다’ 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런데 앞의 기사를 필 두로, 이젠 ‘당·정·청의 노력으로 라오스 루 트를 되살렸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등장한 다. 예컨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6 월13~14일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포 럼(FEALAC) 소식도, 이 회담의 다른 의제 보다는 윤 장관이 라오스 외교장관을 만나 탈북민 문제를 논의할지 여부를 주요하게 다루는 식이다. 윤 장관은 알룬케오 키티쿤 외교차관을 만났다고 한다.
의문이 남는 부분이 있다. ‘가로막힐 뻔한 라오스 루트를 당·정·청이 뚫었다’는 이야 기를 하려면, 적어도 탈북 고아 9명이 북송 된 5월27일 이후로는 라오스 루트가 ‘가로막 힐 뻔한 상황’이어야 한다. 그 기간엔 탈북민 이 라오스를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는 게 힘 들어야 한다. 그러나 사흘 뒤인 5월30일 8살 남자아이를 포함해 탈북자 4명이 한국에 입 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당국은 현재 이 시기의 경유국별 탈북자 현황 자료를 공개하 지 않는다. 평소 응해오던 국회의 해당 자료 요청에도 눈감는 것으로 보아, ‘라오스 루트’ 가 사실 막힌 적이 없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 도 나온다.
외교부, 5월27일 강제송환은 ‘예외적 사건’
외교부는 최근 라오스에서 탈북 고아 9명 이 북송된 사안을 ‘예외적인 사건’으로 보려 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지 공관도 할 만큼 했 다는 뜻이다. 자연히 문책 및 처벌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18일 국회 외교통일 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외교부는 자체 활동을 강조했을 뿐, 미숙한 처리에 대해서는 제대 로 언급하지 않았다. 자세한 경위를 물어도 ‘탈북 관련 사안은 보안을 필요로 하는 분 야’라며 답변을 피하기 일쑤였다.
6월20일 북한 은 라오스 에서 송환한 탈북 청소년 9명이 평양에서 연 ‘좌담회’ 장면을 공개했다. “남조선 괴뢰패당 의 유인납치 행위로 남조선으로 끌려가다가 공화국의 품으로 돌아온 청소년들”이라고 소개된 청소년들의 얼굴에선, 낯선 환경에 처한 긴장감이 엿보였다. 외교 당국이 조금 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한국 땅에서 접했을 수도 있는 그 표정이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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