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황자혜 전문위원 jahyeh@hanmail.net

다큐멘터리 영화 의 김명준 감독이 홋카이도 조선초중급학교의 일상을 통해 민족학교를 담담하게 담아냈다면, 사진집 은 자이니치(재일조선인) 3세 사진작가 김인숙(30)씨가 7년여 동안 퍼올린 기타오사카 조선초중급학교의 일상을 담고 있다.
지금은 통합된 이쿠다초급학교의 전신 히가시오사카 조선제2초등학교를 나온 김씨는 조선 중·고급학교를 졸업했다. 이른바 ‘민족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일본인인 어머니의 힘이 컸단다. ‘여성’이자 ‘자이니치’라는 이중의 악조건에서 대학 졸업 무렵인 1990년대 말부터 일본 사회에 불어닥친 ‘취업 빙하기’를 맞닥뜨린 김씨의 유일한 탈출구는 카메라였다.
“조건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자신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사진이었다.” 김씨는 ‘비주얼 아트 오사카’에서 여러 연령대의 다양한 감성을 지닌 사람들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대체 내 사진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단다. “그러던 어느 날 모교를 찍어보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를 형성시킨 것이 학교고, 나를 찾는 길목에 ‘우리 학교’가 있었으니까.”
모교를 찾아갔지만 촬영은 3일로 제한됐고, 그것도 감지덕지한 맘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그러던 중 재일동포들의 상업권이 형성된 곳으로 유명한 오사카 ‘쓰루하시’(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우승날이면 사람들이 뛰어드는 강의 다리)에서 만난 ‘재일조선인 유학생동맹(류학동)’의 동료이자 현재 기타오사카 조선초중급학교 교사인 친구가 “우리 학교 어때?”라며 운을 띄웠다. 마침 그 학교의 교무주임은 김인숙씨의 고등학교 은사였다. 아이들과 보낸 7년 세월은 이렇게 시작됐다.
“밖에서 보면 우리 학교는 약간 불쌍한 느낌이다. 차별을 받아서 위축되고 경직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에겐 남도 북도 일본도 일상의 공간이다. 그 무대 위에 늘상 이데올로기만 놓여 있다는 것이 편견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씨는 2003년 코니카 포토 프레미오 신인작가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동유럽 각국의 사진작가가 초대되는 ‘포토포’(FOTOFO)의 아시아 작가 초청전에 초대되기도 했다. “앞으로 내 성장기를 뛰어넘어 자이니치의 가족사를 테마로 한 작업을 이어나갈 생각”이라는 그는 서울 서교동 산울림소극장 1층 ‘카페 수카라’에서 4월18일 소박한 개인전을 시작했다. 전시는 5월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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