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358호 앞에서 만난 박용일(60)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를 분노케 한 일이 벌어진 것은 지난 7월27일이었다. 그날 대한변협은 법조 실무나 법학 연구를 통해 인권 보호와 법률문화 향상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한국법률문화상의 37번째 수상자로 박춘호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건국대 법대 석좌교수)을 선정했다. 수상 이유는 “1999년 1월 발효된 한-일 어업협정 대표로 활동하면서 지금과 같은 한-일 관계 정돈에 기여했다”는 것이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문제는 독도였다. 박춘호 재판관은 1999년 1월 발효된 한-일 어업협정 협상에서 독도를 우리의 영해가 아닌 한국과 일본의 중간 수역에 두도록 조언했고, 배타적경제수역(EEZ) 협정에서도 기점을 독도가 아닌 울릉도로 삼을 것을 주장했으며, 일본의 독도 도발에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박 변호사는 “이런 사람에게 한국법률문화상이라는 유서 깊은 상을 주는 것은 독도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을 훼손하는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하고 이를 위한 위헌소송을 준비하고자 대한변협 산하에 2005년 3월 만든 독도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변협의 반응이다. 박 변호사는 생각을 같이하는 동료 변호사들을 모아 대한변협 쪽에 수상 취소를 요구했지만 변협은 “한 번 결정된 일은 되돌릴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국 그는 “박 재판관이 한국법률문화상을 수상하는 것을 막아달라”며 시상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박 변호사는 “한-일 협정이 맺어지던 젊은 시절부터 한-일 관계에 관심을 가져왔고,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독도와 울릉도에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 번이나 독도를 방문했고, 조만간 한-일 어업협정 위헌심판과 독도 주민과 독도의용대 후손들을 모아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도 낼 예정이다. “변협이 하루빨리 잘못을 바로잡길 바랍니다. 상이라뇨. 그건 독도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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