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봄볕에 마음을 널며 흥얼거리기에 적당한 노래는? 기억의 서랍을 뒤지면 따스하고 향긋한 ‘가곡’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막상 부르려니 허밍도 어렵다. 그럴 땐 가곡 사이트 ‘내 마음의 노래’(www.krsong.com)에 가보자. 정동기(48)씨가 10여 년째 알뜰살뜰 가꾸는 가곡의 보고다.
1996년 개인 홈페이지로 시작한 이곳은 2006년 4월 현재 3만5천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동호인 사이트로 성장했다. 운영자의 성실한 애정과 깊은 조예 덕분이다. “고2 때 대구백화점에서 엄정행의 <목련화>를 듣고 굳어버렸습니다. 차비 500원을 털어 당장 음반을 샀죠.” 그 뒤 모은 관련 음반이 LP 600여 장, CD 1천여 장. 인천의 제조업체 이사인 그는 사비로 월 운영비 50만원을 대고, 한 달의 반을 중국에서 지내면서도 수면 시간을 줄여 사이트를 관리한다. 사이트 10주년을 기념하는 청소년용 창작가곡 음반을 만들기 시작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4월29일 서울 방배동 백석아트홀에서 발표회를 연다(일반 1만원, 청소년 5천원).
“돈이 안 되는 일을 왜 하냐고 물어봅니다. 중소기업 월급쟁이 생활이 그렇지 않습니까. 어렵습니다.” 그러나 소설 속 인물이 종종 작가의 손에서 달아나버리듯, 이 사이트도 문 닫고 싶을 때 맘대로 문 닫을 수 있는 사유물이길 거부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책임감을 느낍니다. 문단 코너에서 작시를 하다가 시인으로 등단한 분도 여럿입니다. 작곡가들도 신작 소개를 꾸준히 합니다.” 음원, 악보, 참고자료 등이 소복이 쌓여 있다.
“올해 들어 월 정기모임에 20, 30대들이 보여 무척 반갑습니다.” 가곡을 즐겼던 20, 30대가 50, 60대가 된 지금, 이들이 세상을 뜨면 가곡이 학술 대상으로 전락해버리는 건 아닌지 그는 걱정스럽다. “요즘 음악은 자극적이고 순간적입니다. 부드럽고 여운이 있는 한민족의 고유 정서가 가곡에 담겨 있습니다.” 또한 가곡은 한국시에게도 온돌 같은 존재다. 저작권 문제도 가곡 부흥의 염원으로 이해를 구했다. “내실 있는 사회 공헌에 관심 있는 기업이 도움을 주면 좋겠습니다.”(문의: 02-6374-4879, dkplu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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