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의 사진기자 박미향(36)씨는 그 바닥 사람들이 대개 그러하듯, 술을 좋아한다. 그것도 그 바닥의 평균을 훌쩍 뛰어넘어 좋아한다. 그런 그가 <그곳에 가면 취하고 싶다>(넥스북스 펴냄)라는 술집 기행서를 낸 것은 예정된 절차였다.
책에는 술집들의 예쁜 사진과 술집 주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정보가 맛있게 버무려져 있다. “30·40대 직장인들에게 술은 없앨 수 없는 문화죠. 좀더 맛있게 즐겁게 마실 수 있는 곳을 골라 소개해주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이렇게 찾아다니다 보니 요즘은 평생 마셔야 할 양을 다 마신 듯해서 조금 자제한다고.
동료들과 함께 ‘잠입’하고 독자들의 제보를 받으며 돌아다닌 술집 중에서 대학로에 있는 ‘민들레처럼’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 간판도 없는 이 술집의 주인은 언론의 취재를 거부해왔는데, “당신에게만 특종을 준다”고 시원스럽게 농담을 건넸다. 노래패 ‘꽃다지’ 멤버였던 주인은 문화활동과 술집을 병행하는 활기찬 여성이었다.
박미향씨는 성공한 술집에는 공통되는 비결이 있다고 말한다. 우선 좋은 재료를 쓰고 인공조미료를 안 넣는다. 인공조미료를 쓰면 맛이 강해서 처음엔 손님들이 많이 오지만 길게 가지는 못한다. 또 성공한 술집 주인들은 부지런해서 길거리와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면서 본 안목으로 직접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꾸민다. 독자들에게 털어놓는 좋은 술집 고르는 비결도 있다. 일단 주인의 표정이 밝은 집을 찾으시라. “좋은 술집의 주인들은 두 부류예요. 술을 너무 좋아하거나 아예 마시지 않거나. 하나같이 손님들과 격이 없이 지내죠.”
박씨에게 술집의 의미를 물었다. 그가 입맛을 다시며 밝힌 술집의 문화적 중요성은 이렇다. “즐길 것이 많이 없는 나라에서 술은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문화지요.” 여기엔 단서가 붙는다. 적절하게!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공소청, 현행 검사 정원 80~85% 규모로 출범…“공판 기능 강화”

17살 김다현 “심수봉 선생님이 직접 사과…잘 추스를 것”

이 대통령, 이형일·강신철·홍지선 장관 임명안 재가

이 대통령 “강남불패·부동산 투기 과거 이야기 될 것…반드시”

김민석, 추미애 겨냥 “외부에 인사문제 제기하면 야당과 뭐가 다른가”

추석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주유소 226곳 ℓ당 100원 인하

중국, 군 2인자 장유샤 당적·군적 박탈…“부패분자, 파벌도 만들어”

김승원 전직 보좌관, 청와대에 45쪽 ‘회계부정 의혹’ 자료 전달

‘통기타 군단 담임선생님’ 음악평론가 이백천 별세…향년 93

“공공을 믿었는데”…보증금 못 돌려받는 ‘사회주택’ 세입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