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자식은 부모가 죽으면 두 가지를 하기 마련이다. 주위 지인들에게 가급적 빨리 알리고 슬픔에 맞춰 곡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은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과 함께 우리의 미풍양속으로 굳어졌다. 그래서 알리지 않는 것, 곡을 하지 않는 것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만 하는 피곤한 일이다.
한근수(43·골든브릿지개발 대표이사)씨는 지난 6월21일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지인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조촐하게 가족과 친지들을 모시고 장례를 치렀다. 대신 ‘때늦은 부음’을 메일로 돌리면서 용서와 부탁을 함께 실었다. 한씨는 “장례를 치르면서 가급적 형식에 치우치지 않게 하려고 애썼습니다. 평소 너무 잦은 경조사에 얼굴을 내비치는 일에 제 자신이 많이 지쳐 있기도 했고, 장례식장이 천안이기도 한 여러 이유로 부음을 알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먼저 양해를 구했다. “멀리까지 문상 오시는 수고도 덜어드렸으니까, 제가 이제는 받을 차례입니다. 천안까지 오시는 기름값, 통행료, 기회비용, 게다가 어떤 분은 조화… 여기다 부의금까지 계산해서 많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일년에 한두번 마주치거나 전화를 하는 지인 170여명에게만 이같은 메일을 보내, 7월27일 현재 1천만원의 부의를 받았다. 이날 평화박물관 추진위원회 후원의 밤 행사 티켓을 구입하면서, 부의금 100여만원을 시민단체에 돌렸다. 나머지 돈도 ‘동북아평화연대’ ‘평화박물관’ ‘아시아의 친구들’ 등 시민단체에 특별회비로 납입할 계획이다. 그는 아시아의 친구들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으며, 동북아평화연대의 운영위원, 평화박물관 회원이다.
사실 그의 메일 가운데 놀라게 한 부분은 따로 있다. 그는 “가신 분(아버지)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를 주셨고, 그것도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서 짐까지 남겨주셨다”라고 털어놨다. 어릴 적 불행한 가정사는 감춰야 할 콤플렉스도 아니고, 자신만의 특수한 경험도 아닌 대부분 가정에서 벌어지는 흔한 일이라는 게 그의 경험이다. 그는 솔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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