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6전7기였죠. 13년 동안 지겨운 싸움이었습니다.”
지난 3·1절을 맞아 독립운동가로 서훈된 좌파 독립운동가 유정 조동호(1892~1954) 선생의 아들 조윤구(64)씨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난 1992년부터 6번이나 보훈처를 찾아 아버지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가슴을 쳐야 했다. 몽양 여운형과 함께 조선공산당 중앙위원과 ‘화요파’ 공산주의자그룹에서 활동했던 전력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보훈처가 그에게 보내온 서훈 거부 통지문들을 보면 “사회주의 활동의 독립운동적 성격이 문제가 된다”고 적혀 있다. 그는 이 서류들을 비닐로 코팅해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조씨는 밝은 웃음을 찾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부친이 대한민국장과 대통령장 다음으로 무게 있는 훈장인 독립장을 서훈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께서 서훈 받은 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다양한 기념 사업을 벌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1992년 결성된 ‘유정 조동호 선생 기념사업회’를 정식 사단법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씨 등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5월5일 이현희 성신여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운영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국현대사연구소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에서 회원들은 새 정관을 채택하고 부회장, 감사, 이사 등을 뽑고, 조씨의 집 한켠에 조촐하게 차려졌던 사무실을 한국현대사 연구소로 옮기기로 했다. “몽양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 장례를 치르려 동대문 운동장으로 말없이 걸어가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기억나네요. 그동안 너무 긴 시간을 돌아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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