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문/ 중동전문가 yahiya@hanmail.net
이브라힘 알 자파리(54)라는 인물은 이라크를 이해하는 새로운 키워드다. 이번 이라크 총선에서 득표율 48%로 총 의석 275석의 절반이 넘는 140석을 차지한 시아파 정당연합인 통일이라크연맹(UIA)이 이란과 연계해 이슬람 신정국가를 세우는 게 아니냐는 의혹과 불안한 눈초리가 가득하다. 이런 와중에 UIA가 차기 총리 후보로 선출한 이브라힘 알 자파리 부통령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가 실세 총리로서 이라크 차기정부를 이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25개 시아파 정당이 연합한 UIA 내 핵심 3대 정당 중 하나인 이슬람다와당의 당수이다. 지난해 이라크 전략조사연구센터(ICRSS)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라크 지도자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성지 카르발라 출신으로 이라크 북부 모술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평범한 의사였다. 1974년 다와당에 입당하면서 반정부 야당 운동가로 변신해 사담 후세인이 집권한 직후인 80년 이후 이란과 영국 등으로 망명해 해외 반체제 운동을 이끌었다. 사담 후세인의 몰락은 그를 일약 스타로 부상시켰다. 2003년 7월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으로, 8월에는 첫 번째 의장으로, 2004년 6월에는 임시정부의 부통령으로, 2005년 2월 지금은 제헌정부의 초대 총리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알 자파리는 중도통합을 지향하는 현실 정치인이다. 이란의 영향력 확대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미국이나 이라크 수니파로서도 부담감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6월 주권 이양 과정에서 미국 부시 행정부는 그를 이라크 대통령으로까지 고려한 적이 있다. 미군 철수 주장이 거세지는 지금도 그는 소신론을 펴고 있다. 무장투쟁보다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다. 그는 오늘날 이라크 내 유혈충돌 지속의 원인을 정치력의 부재에서 찾고 있다. 쿠르드계의 분리주의 운동에 반대하며 하나된 이라크를 강조한다. 알 자파리는 총리가 될 경우 최우선 정책과제로 폭력 사태의 종식을 내세우고 있다. 미군 철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란, 시아파와 수니파, 아랍계와 쿠르드계가 뒤엉켜 있어 향후 정국 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이라크에서 중도통합의 기치를 내세운 알 자파리의 활약에 세계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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