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을출 기자 chul@hani.co.kr
“세워지지 않는 달걀은 그 원형을 깨뜨려서 세운 ‘콜럼버스 달걀’처럼, 배출 구멍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하니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15년간 F-16 정비를 담당해온 공군 원사가 제작사인 미국의 ‘록히드-마틴’도 해결하지 못한 조종석 실내 물기 제거 장치를 만들어 화제를 뿌리고 있다. “물기를 바깥으로 내보낼 수 없다면 차라리 모아두는 것이 안전하다”는 점에 착안해 설계와 지상 실험 등 꼬박 3년의 시간이 걸려 마침내 ‘수분 수집기’가 탄생한 것이다. 공군 제19전투비행단의 이득수(45) 원사는 1월28일 ‘국방부 창안상 시상식’에서 금상인 ‘보국훈장’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그가 개발한 ‘F-16 후방석 수분 수집기’는 항공기 내부에서 발생하는 물방울을 완전히 빨아들여 후방석 아래에 장착된 통신장비로 물기가 침투되는 것을 방지해주는 장치다.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냉각장치의 찬바람이 외부의 더운 기온으로 물방울로 바뀌는데, 1분당 40개가량 생기는 이 물방울들은 민감한 통신장비에 침투해 연간 3.5건 이상의 장애를 유발시킨다.
‘수분 수집기’는 불과 18만원의 제작단가로 결함 한건당 소요되는 550만원의 장비 교체 비용을 절감시키는 한편, 습기로 인한 장비 부식을 막는 등 예산 절감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울러 결함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매번 비행 뒤 45분 동안 별도로 실시해야 하는 ‘수분 제거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조종사들은 항공기의 운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이 원사의 개발을 크게 반기고 있다. 통신장비에 물기가 들어가면 전·후방석 조종사간, 지상 관제요원, 다른 임무 조종사와의 통신이 두절되고 해당 조종사는 임무를 중단한 채 기지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중에 있는 조종사의 귀와 입을 잃는 것과 같다.
물기 수집기의 작동원리는 공기압의 차이를 이용해 조종석 내에 따로 설치된 호스를 통해 물방울을 스펀지 같은 흡착포에 강제로 모아두는 것이다. 현재 공군의 모든 F-16은 이 장치를 장착하고 있는데, 문제점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사는 “결함을 사전에 방지하여 완벽한 영공 방위 임무를 지원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우리 항공기 정비는 우리 손으로 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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