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부패방지위원회가 정부 부처와 공기업 등 79개 기관을 상대로 해마다 실시하는 ‘기관 첨령도 조사’에서 전기안전공사(이하 공사)가 마침내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공사는 2003년치 조사 당시 한국전력, 토지공사 등 11개 공기업군 가운데 10등으로 최하위권이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2004년치 조사에선 15개 공기업군에서 8등을 차지했다. 전년에 비해 향상 정도를 나타내는 ‘개선도’ 항목에선 한전 1위에 이어 공사가 2위를 차지했다.
공사가 꼴찌에서 벗어난 데는 박광순(47) 감사를 비롯한 감사실 직원 14명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인 박 감사는 2003년 7월 ‘낙하산 인사’로 현직에 부임했다. 당시 공사 직원들은 전기 안전점검 대상 업체 가운데 평균 13.8%로부터 ‘급행료’를 받고 있었다(부방위 2003년치 조사). 업체들이 제공하는 급행료는 평균 연간 53만7천원, 횟수로는 4.4회였다. 공사의 업무는 음식점, 술집, 숙박업소 등을 점검해 전기 안전필증을 내주는 일이다. 이런 일을 하면서 직원들이 한 회당 13만4천원꼴의 급행료를 챙겨온 셈이었다.
박 감사는 우선 조직 내부의 ‘상납 문화’와 맞섰다. 본사 임원들이 엄연히 출장비를 지급받아 출장을 가는데도, 지방 사업소에선 으레 숙소를 잡아주고 술대접을 해온 관행을 박 감사부터 솔선수범해 끊은 것이다. 지방 사업소의 ‘접대 재원’이 바로 급행료였다.
감사실은 연간 500군데에 이르는 점검대상 업체를 상대로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애프터 체크’를 했다. 직원들이 급행료를 챙겨가지 않았느냐고 물은 것이다. 이에 ‘해피콜’이란 이름을 붙였다. 윤리경영 실천대회를 비롯한 교육도 여러 차례 했다.
그 결과 2004년치 부방위 조사에선 제공받는 급행료가 평균 22만9천원, 횟수는 2.18회로 나타났다. 급행료가 근절되진 않았지만 챙기는 횟수와 금액이 절반 이하로 준 것이다.
박 감사는 “반칙이 통하는 사회는 더 이상 안 된다는 호소에 직원들이 공감해준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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