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김동현 (30)씨는 얼마 전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넥타이 매고 출근해 하루 일과 싸우고 월급날을 기다렸다. 다르다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는 …을 할 거야’라는 꿈이 있었고, 그 …이 보통 사람들과는 좀 달랐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 9월부터 ‘참여와 자치를 위한 마포연대’라는 지역 시민단체에서 새내기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1980년대 대학을 다닌 선배들 가운데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농촌이나 노동 현장으로 간 분들이 있습니다. 이젠 지역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에게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 나오니까요.”
그가 몸담은 마포연대는 ‘성미산 지키기 운동’을 계기로 만들어져 주민들의 뜻이 지역 행정에 반영되도록 힘쓰고 있다. FM 소출력라디오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마포 공동체 라디오’의 중심축이기도 하다. 김씨는 현재 내년 3월 개국 예정인 라디오 방송국 일에 주력하고 있다.
“시범 사업엔 마포를 포함해 전국 8곳이 선정됐어요. 내년 1년 동안 좋은 성과를 낸다면 전국적으로 확대됩니다. 주민들이 자기와 동떨어지지 않은 언론을 갖게 되는 거죠. 내 이웃, 옆 친구, 동네 아줌마가 나와 지역 이야기를 하는 라디오, 신나지 않을까요?”
5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꿈꿔왔던 일을 하는 만큼 지금은 활력이 넘치지만, 생계 문제로 30대 활동가가 떠난 자리를 20대가 메우는 시민단체들의 고민을 감안해보면 어려움도 적지 않을 것 같았다.
“예전에 월급 받을 때는 항상 빠듯했는데, 월급의 10% 수준인 활동비는 ‘욕심 덜 내고 살면 되겠다’고 맘먹으니까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마포연대 상근자가 3명밖에 되지 않은 탓에, 그는 방송국 일을 하다가 구정 감시하러 가고 그 와중에 마포의 다른 단체들과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한다고 했다. 늦은 나이에 지역운동에 투신한 그의 머릿속엔 ‘숫자’가 아니라 꿈이 가득 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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