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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낙환] 정동영의 실언을 예언하다?

등록 2004-04-15 00:00 수정 2020-05-03 04:23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을 미리 점친 듯한 노래가 인터넷을 통해 뒤늦게 퍼지고 있다. 정치 세태를 풍자한 노랫말을 아리랑 곡조에 붙인 이 노래는 통일운동단체인 (사)겨레하나되기운동연합이 만든 . 3절로 된 가사는 주요 정당과 대통령, 국회의원 등에게 한마디씩 하면서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겨레아리랑은 1절에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국민 여러분 싸우지 맙시다 미워만 하면은 발병이 납니다/ 대통령이여 모두 사랑하세요 한쪽만 사랑하니 탈이 나지요/ 우리당이여 어른 공경하세요 부모가 있어야 자식도 있지요/ 민주당이여 분노를 사랑으로 용서와 사랑만이 희망입니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이어 “한나라당이여 새롭게 되세요 불의한 과거를 몽땅 버리세요/ 국민 여러분 욕만 하지 마세요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내가 뽑았습니다”라는 2절로 이어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열린우리당에게 ‘어른 공경’을 주문한 대목. 지난 3월26일 있었던 정동영 당의장의 ‘60, 70대’ 실언을 예언했던 것일까? 가사 초안은 겨레하나되기운동연합 송낙환(57) 회장이 만든 뒤 회원들이 함께 다듬었다. 2월 말에 가사가 나왔고, 3월 중순에 이 단체의 민요팀인 겨레하나예술단이 불러 녹음까지 마쳤다고 한다. 송 회장은 “총선이 본격화되기 전에, 정당끼리 욕하는 게 너무 심해서 화합을 위해 중립적 입장에서 가사를 썼다”며 “각 당에 아쉬운 점을 하나씩 지적하면서 열린우리당에게는 젊은층에만 코드를 맞추지 말 것을 당부했는데 공교롭게 정 의장의 실언을 예언이라도 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또 “열린우리당에 대한 애초 가사는 ‘나이가 많다고 몽땅 보수냐’였는데, 몇몇 회원들이 정치색이 난다고 빼자고 해서 평범하게 ‘예절’을 넣었다”며 “정동영 의장이나 열린우리당을 겨냥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성향면에서 열린우리당의 남북통일 정책이 개혁적이고 또 우리 단체의 지향점과도 가까워요. 다만 나이든 분들한테는 아쉬운 점이 있다는 뜻이었는데 우리가 정 의장의 발언을 꼬집는 것처럼 묘하게 돼버렸어요.” 이산가족찾기와 돕기, 남북 및 해외동포와의 교류사업을 벌여온 이 단체는 와 등 겨레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제작·보급하고 있다. 겨레아리랑은 겨레하나되기운동연합 홈페이지(www.kore.or.kr)에서 듣거나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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