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신일까, 변절일까? “미국의 패권주의적 입장이 변하지 않는 한 내 입장도 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답을 하니 변절은 아닌가 보다. 85년 미문화원 방화사건의 주역으로 3년 동안 복역하기도 했던 이정훈(37)씨는 얼마 전 영어학습 지침서인 (도서출판 명상)를 냈다. 책을 본 주위 사람들이 “변절한 것 아니냐?”,“그토록 증오하더니 이제 미국을 열심히 배우자는 거냐?”라는 질문을 심심치 않게 한다. 그는 이런 대답을 준비하고 다닌다.
“세계화 바람이 분 뒤 영어는 도구적 가치가 극대화됐습니다. 특히 공부나 일하는 데 영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면서 나름대로 정복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도구가 의미있게 쓰이느냐는 사용자의 문제지, 도구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종의 게릴라 전법이 될 수 있다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이씨는 씩 웃는다.
지난 97년부터 2년 반 동안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면서 이씨는 전공공부보다 영어학습하는 데 지독하게 애를 먹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한결같은 질문이 “영어공부 어떻게 했냐?”였고 그가 체득한 노하우를 책으로 써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처음에는 내 일이 아니라는 갈등도 많았다.
“지식인이라면 일반인들의 고민과 관심사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어가 국민적 고민이 된 상황에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울 길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사람에 따라 재주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개성과 능력에 맞게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치일 수도 있고 영어학습일 수도 있다.
“저는 386세대가 전문성과 변혁성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문직에 종사하는 친구들은 변혁성을 점점 잃어가고 국회로 진출한 친구들은 정치논리에만 집착하며 전문성을 상실해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심정도 듭니다.” 그는 요즘 소리클럽(www.soriclub.com)이라는 영어운동 단체를 만들어 일하고 있다. ‘영어학습’이라는 당장에 급한 불을 끄고 난 뒤에는 대학원에서의 전공(아시아 지역학)을 살려 통일운동가가 될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다.
김은형 기자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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