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원제를 시작한 지 두 달을 맞았습니다. 그간 적잖은 분이 후원과 응원 메시지로 뉴스룸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주셨습니다. 그런데 가끔 기자들을 당황스럽게 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금액이 적어서 미안합니다”…</font></font>
“을 창간호부터 빠짐없이 보는 독자입니다. 1만5천원씩 다달이 후원합니다. 금액이 약소해 죄송합니다.”(강××)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습니다. 늘 마음속에 부채감이 있었던 터라, 후원만큼은 하고 싶네요. 적은 돈이라 너무 죄송해요.”(신××)
“후원금 2만원 보냈습니다. 금액이 적어서 미안합니다. 열심히 뛰어주세요.”(김××)
후원자님, 왜 그러시나요. 아무 대가 없이 후원해주시면서 “죄송하다”니요. 죄송하다는 말은 거꾸로 저희가 드려야 하는데 말입니다. 금액이 적어 부끄럽다, 민망하다, 미안하다고 하신 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후원하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분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봤습니다. 감히 추측해보건대 아마 이런 게 아닐까 합니다.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더 머물러줘/ 머물러줘”(방탄소년단 )
미디어 환경이 크게 변한 뒤로 주간지는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나는 중입니다. 봄날이 언제 올지,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을 소중한 추억이자 버팀목으로 생각하는 분들, 여전히 사랑하고 응원하는 분들은 우리가 좀더 ‘버텨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듯합니다. 시린 벌판에 놔두는 게 미안한 마음이지 않을까, 그렇게 추측해봤습니다. 그런 안타까움을 담은 메시지가 여럿이었습니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응원하고 건승을 기원합니다”</font></font>
“그동안 진보언론 운영의 열악한 현실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까지는 아니겠지라는 막연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편집장님 글을 보고 이건 정말 심각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가 후원돼야 풍족하지는 못하더라도 정론과 진보언론 이 유지될까.”(유××)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서 의 고품격 기사들이 널리 공유되지 못하는 상황에 아쉬움이 큽니다. 저 역시 정기구독하지 않고 모바일로 곁눈질하며 훔쳐보기만 해 미안한 마음입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냅니다. 의 고민과 진정성이 독자의 마음을 얻으리라 믿습니다.”(휴대전화 끝번호 8198)
독자와 후원자들께 미안한 마음을 느끼게 해드려 부끄럽고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힘들 때 함께해주는 분들이 참 고맙고 감사하고요. 후원은 크든 작든 따뜻한 온기입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봄날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습니다. 잘 버텨서 끝까지 곁에 남아 있겠습니다.
“제 삶의 자양분이 되어주는 . 여건이 많이 어렵겠지만, 정도를 간다는 자부심 가지시길 빕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곽××)
“와 을 거의 정독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제 소양을 책임져주는 , 앞으로도 심층적이고 성역 없는 좋은 주간지로 곁에 있어주시길 소망합니다.”(한××)
“지금 정기구독자는 아니지만 오랜 시간 제게 세상을 바르게 보는 눈을 키워준 소중한 매체입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김××)
<font size="4"><font color="#008ABD">퇴직 때까지, 지구인으로 사는 이상…</font></font>
심지어 10년 이상 장기 후원을 약속한 분들도 있습니다. 이분들은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옷 사 입나 후원하지’라는 결기를 가진 분들인 듯합니다. 독자와 후원자들 덕분에 은 다시 봄날을 맞고 꽃을 피울 수 있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후원합니다. 일단 10년 동안 이체 신청했습니다. 10년 뒤에 계속할 수 있도록 그때 연락 주세요.”(김××)
“이체 기간을 2031년 12월까지로 했습니다. 그다음 해에 퇴직이 예정돼 있어서요. 퇴직 후에도 사정이 허락된다면 계속 이어가보도록 하지요.”(정××)
“늘 진실한 기사 쓰기 위한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지구인으로 사는 이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정××)
변지민 기자 dr@hani.co.kr<font color="#008ABD">이 기존 구독제를 넘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은 1994년 창간 이래 25년 동안 성역 없는 이슈 파이팅, 독보적인 심층 보도로 퀄리티 저널리즘의 역사를 쌓아왔습니다. 현실이 아니라 진실에 영합하는 언론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투명하면서 정의롭고 독립적인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의 가치를 아는 여러분의 조건 없는 직접 후원입니다. 정의와 진실을 지지하는 방법, 의 미래에 투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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