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간 21주년 퀴즈큰잔치에도 독자들의 많은 엽서가 도착했습니다. 처음으로 온라인 접수도 받았는데 100명 넘는 분이 응모해주셨습니다. 엽서를 하나하나 모두 읽으며 을 격려하는 글에 ‘울컥’하기도 하고, 온라인 포털에서 그냥 소비되는 기사가 아닌 지면을 통해 전해지는 기사를 보는 독자가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따끔한 비판에 느슨한 마음을 곧추세운 적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낸 조언과 격려 가운데 일부를 당첨자 지면 뒤(79쪽)에 소개합니다.
퀴즈 난이도를 낮추려고 이번에 십자말풀이를 없앤 것에 대한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몇몇 독자는 “가족끼리 모여 함께 맞혀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십자말풀이가 없어서 서운하다”고 했습니다. “문제가 쉬워져 이제야 응모할 수 있게 됐다”는 반가운 글도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보내주신 글 가운데 “촌에 살다보니 우체국을 나가려 해도 자동차를 끌고 5분 이상 나가야 했는데, 이렇게 편한 방법을 만들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네요”라는 대목에서 보람을 찾기도 했습니다. 은 문제 출제와 응모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독자와 소통하고 바꿔나가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원하는 상품을 드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공정하게 선정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한 번도 상품을 받지 못한 독자 등 가능한 한 많은 분을 배려하려 했습니다. 당첨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출제위원장 이완 기자 wani@hani.co.kr
“차에 스티커를 붙이든지 홍보가 좀 되게끔 해줬으면 좋겠어요. 을 많은 분들이 읽어야죠.”
하하, 보통이 아닌 분이 1등으로 당첨됐다. 2015년 창간 21주년 기념 퀴즈큰잔치에 1등으로 당첨된 대구 ‘우렁이밥상협동조합’에 전화를 걸었더니, 양하수씨가 받았다. 팬이라는 양씨는 ‘1등 상품이 자동차’라는 이야기에 “도 잘돼야 하는데 우리 같이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라고 말했다.
우렁이밥상협동조합이 을 정기구독하는 것도 이런 마음에서다. “저희 생각이 과 같기도 하고, 나 혼자만 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잡지는 신문과 달리 지난호도 쌓아놓고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물론 영업을 위해 “가게를 하면서 정치색을 띠진 않으려 해요”라고 양씨는 덧붙였다.
정치색을 띠지 않는다고 하지만 양씨는 “정치는 생활이다”는 말을 많이 했다. 우렁이밥상협동조합의 역사를 따라가보니 조금 이해가 됐다. 우렁이밥상협동조합은 대구 달서구에서 11년째 이어오고 있는 방과후 학교인 ‘꿈이 자라는 와룡배움터’ 학부모 8명과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하는 경북 고령의 농민 2명이 출자해 만든 반찬가게다. 학부모 8명 가운데 7명은 아이쿱생협 조합원이기도 하다. “아이들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는 것 같아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보자고 시작했어요. 돈 많은 사람은 백화점에서 좋은 것을 살 수 있잖아요. 우리는 국산 재료로 만들어 저렴하게 파는 게 목표예요.” 3천원짜리 반찬을 판 돈으로 우렁이밥상협동조합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와룡배움터도 후원한다. “마진율 제로에 도전하다보니 직원들 급여를 많이 못 챙겨줬는데, 올해는 조금이나마 월급도 늘리고 근무시간도 짧게 만들고 싶어요. 협동조합이라고 해서 직원이 희생하면서 일하기보단 행복하게 일하면 그 즐거움이 고객을 대할 때도 나타나고 함께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일하기 좋은 직장’을 취재하면서 많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났지만, 대구에 이런 경영철학을 가진 숨은 고수가 있을 줄 몰랐다.
아이 교육에서 출발해 먹거리를 고민하는 단계에 접어든 협동조합답게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게 생각하기는요. 굉장히 나쁘게 생각하죠. (그런데) 대구는 그런 감정조차 없어요. 대구는 무상급식을 안 하니까 그걸 잘 몰라요. 무상급식을 안 한다는 분을 뽑아놓고는 ‘우리는 왜 안 하지’ 생각하는 정도예요.” 양씨는 ‘훅’ 한숨을 쉬었다.
자동차는 “‘나 운동한다’보다 먼저 사람과 친근해지고, 그다음에 조금씩 조금씩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조합 활동에 요긴히 쓰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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