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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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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1를 읽고

등록 2013-12-28 14:24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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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심 끊임없이 물을 때에만

지난해 이맘때쯤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됐다.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법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암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이순재 할아버지의 말만큼이나 달콤했다. ‘협동조합 한번 해볼까’ 싶었지만 이내 포기한 나와 달리, 지난 1년간 설립된 협동조합은 총 3057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장밋빛으로 일관하던 기존 협동조합 기사와 기획 ‘만개한 협동조합, 열매로 이어질까’는 달랐다. 애초의 계획과는 점점 멀어지는 협동조합, 매달 내야 하는 조합원 회비를 제대로 걷어본 적 없는 협동조합, 주민들에게 외면받는 협동조합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그러나 협동조합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따질 때에만 우리는 협동조합에서 연대와 책임 그리고 선순환되는 경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예향 모든 곳에 그들이 있다

내가 일상을 보내는 모든 장소에 청소노동자가 있다. 오늘 갔던 학교에도, 카페의 건물에도, 심지어 지하철에도. 그러나 그들을 위한 휴게실이 없는 곳이 많다. 그들은 편하게 쉴 수도 없고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포토²에 실린 노동자의 웃음에 마음이 찡했다. “지금은 우리도 사람이다”고 말하는 이들의 모습이 대비돼서. 지금처럼 웃기까지의 과정들이 생각나서. 그리고 표지 사진의 현수막에 쓰인 문구가 생각나서.

남경식 키득거리게 되는 ‘애피타이저’

을 펼쳐볼 때 항상 처음으로 보는 코너가 있다. ‘시사 20자평’이다. 코멘트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키득거리게 된다. 물론 표지나 특집 기사들이 담고 있는 비판의식이 더 깊고 넓다. 하지만 아무리 맛 좋은 스테이크일지라도 식사를 시작할 때부터 먹는 건 부담스럽듯, 애피타이저 역할을 해주는 시사 20자평을 가볍게 읽고 나면 비로소 다른 기사들이 더 잘 읽힌다. 시사 20자평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사진 그래픽이다. 이번호에서 “나도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듯한 김한길 대표의 표정은 너무 적절해서 볼 때마다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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