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은초등학교 1학년 2반 한 학생이 31일 오전 교실에서 하품을 크게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A. 그러게 말입니다. 에서도 늦게까지 야근을 하거나 점심을 먹은 뒤 나른해질 때 사무실 어딘가에서 하품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하~암” 하는 소리가 이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저도 제 앞자리나 옆자리 동료가 하품을 하면 따라서 하품을 하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공기나 뇌 속에 산소가 모자라면 하품을 하게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피곤함이나 졸림의 신호로 이해되기도 하죠. 하지만 이건 과학적인 설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산소가 풍부한 실외에서나 몹시 긴장할 때도 하품은 나오니까요. 실제로 여러 실험에서 산소의 양과 하품은 별다른 관계가 없는 것으로 증명됐다고 합니다. 하품이 왜 나오는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남 따라 하품하기’는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뇌의 신경세포 가운데 ‘거울뉴런’이라는 게 있습니다. 영화에서 등장인물이 맞거나 칼에 찔리는 장면을 보면 마치 내가 맞거나 찔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죠? 이렇게 어떤 행동을 보기만 해도 이 행동을 반영해 활성화되는 게 거울뉴런입니다. 거울이 실재를 반영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품 따라하기는 바로 이 거울뉴런 때문입니다.
거울뉴런은 모방과 공감에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몇 년 전 영국에서 공감 능력이 매우 낮은 자폐아동과 그렇지 않은 비자폐아동에게 하품하는 동영상을 보여줬더니, 자폐아동 중에선 그걸 보고 따라서 하품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 차이는 공감 능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에게 밥을 먹일 때 입을 벌리면 아기의 뇌는 무의식중에 이를 반영해 입을 벌리는 경우를 생각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누가 웃는 걸 보면 그 웃음이 뇌에 반영돼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요.
결국 남 따라 하품을 자주 하는 사람은 타인에게 잘 공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이게 시도 때도 없다면 민망한 일이겠죠. 남들보다 잘 발달한 거울뉴런을 자랑할 만큼 ‘뻔뻔해지기’도 쉬운 일은 아니고요. 누가 하품을 시작하면 땡땡이칠 기회로 여기고 “잠깐 바람 좀 쐬자”고 제안해보세요. 어느새 부드러워진 바람과 따뜻한 햇살을 느낄 수 있는 봄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답변은 랑가 요게슈바어의 (에코리브르 펴냄)를 참조했습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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