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복란씨
독자 인터뷰 신청을 결심한 건 2년 전 여름이었다. 을 안고 한강변에 누워 있는 사진도 미리 찍어뒀다. 그런데 막상 인터뷰 신청을 하려니 쑥스러웠다. 망설이는 사이 가을·겨울이 가고 한 해가 가고 두 해가 갔다. 이번 겨울, 지독한 추위에 오기가 발동했다. 지난 1월7일, 송복란(38)씨는 마침내 에 독자 인터뷰를 신청하는 전자우편을 보냈다.
늘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못 옮겼다. 남들처럼 개성 있는 모자를 쓰거나 긴 부츠를 신고 싶어도 ‘나는 안 어울릴 거야’라고 생각하며 외면했다. 그런데 이번 겨울, 생각을 바꿨다. 모자도 쓰고, 부츠도 신고, 독자 인터뷰 신청도 했다. 속이 후련하다.
그냥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었다. 모자를 쓰고 부츠를 신은 채 거리에 나서보니 ‘아,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구나’ 싶더라.
토지정의시민연대를 5년째 후원하고 있다. 단체 내 기독교인들의 소모임인 ‘성경적 토지정의를 위한 모임’ 활동을 주로한다. 토지는 누구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다.
출판사 편집자다. 주로 기독교 관련 도서를 많이 만든다. 언젠가는 ‘책과 나무’라는 이름의 내 출판사를 차리고 싶다.
3년 전 한 연말 모임에 갔다가 홍세화 선생님을 만났다. 그분이 무슨 종이 쪽지를 나눠주시기에 기를 쓰고 가서 받고 보니 ‘정기구독 신청서’더라. 고민하다 2년 구독을 한번에 했다.
출판사 선후배·동료들에게 “편집자로서 식견을 갖추려면 이런 것 정도 읽어줘야 한다”며 을 권하는데 벌써 3명이나 구독을 시작했다.
작은 칼럼들이 재밌다. 특히 김소민 기자의 ‘나도 간다, 산티아고’는 최고였다. 큰 배낭을 사놓고 몇 년 동안 묵혔는데 요즘은 잘 모셔둔다. 김형민 PD의 통찰력이 번뜩이는 ‘노 땡큐’도 좋고, ‘블로거21’ ‘심야생태보고서’ 등 기자들의 인간적인 칼럼도 좋다. 빈곤 노동의 현실을 잘 드러낸 ‘노동 OTL’도 좋았는데, 한편으로 ‘나는 이런 처지가 아니어서 다행’이란 생각만 들고 말 수도 있겠다 싶어 안타까웠다.
가끔 보면 소재는 흥미로운데 글이 딱딱해서 안 읽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미안한데 ‘신백두대간 기행’이 그렇다. 내가 만든 책이 출판면에 크게 소개되지 않는 것도 불만이다. (웃음)
나이는 먹어가는데 애정의 결핍이 문제다. 눈이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는데 그렇지 않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세 번은 만나볼 의향이 있다.
인터뷰는 처음이라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린다. 그래도 하고 싶던 일을 하고 나니 좋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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