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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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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한 문장] “그만 놔! 제발 우리가 갈 수 있게 해줘!”

등록 2008-05-02 00:00 수정 2020-05-03 04:25

▣ 카프카

강변북로 위 경찰 방패에 둘러싸인 한 여성 장애인의 절규다. 휠체어에 몸을 싣고 도로 위를 줄지어 행진하려던 20여 명의 장애인들을 경찰이 갓길로 끌어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통행권이 철저히 무시된 대한민국. 그 나라의 공권력은 평화적인 행진도 철저히 무시했다. 장애인의 날,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목소리는 일사불란한 군홧발 소리에 묻혀버렸다.
화가 났다. 대체 누구를 위한 장애인의 날인가.
그런데 솔직히 화가 치밀어오른 이유는 방패를 세운 사람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차 막힌다고 시위대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사람들과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붓는 운전자들이 더 미웠다.
“그만 놔! 제발 우리가 갈 수 있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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