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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정기독자 ] “남편도 어느 날부터 보던걸요”

등록 2006-08-09 00:00 수정 2020-05-03 04:24

▣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들을 키우는 전업주부 이선화(35)씨에게 은 작은 사치이다.
“빠듯한 살림을 꾸리느라 다른 책들은 다 도서관을 이용해서 보거든요. 심지어 영화 DVD까지도요. 그런데 은 꼭 읽고 싶어서 정기구독을 하는 거예요.” 5년 전 지하철 가판대에서 처음 사서 읽고 2년 전 한가위 퀴즈큰잔치에 당첨된 게 계기가 돼 권유를 받고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1년 전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무렵, 남편은 잡지 구독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너무 정치색이 강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결혼하기 전부터 읽었던 거라 끊을 수 없다고 얘기했지요.” 하나, 어느 날 보니 남편이 을 부지런히 읽고 있었다. “사람이 이렇게 서서히 변할 수 있구나 싶었어요. 우토로 캠페인 기사를 보고 전화모금에 직접 참여를 하더라니까요. 비록 액수는 적었지만 말이예요.”

이선화씨는 겉표지부터 노 땡큐까지 쭉 훑어보는 충실한 독자이다. 해가 갈수록 역사와 관련된 칼럼이나 아이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에 눈이 더 간다. 지난해 봄까지 1년 넘게 연재된 역사칼럼 ‘오귀환의 사기열전’을 부지런히 찾아 읽었고, 요즘은 박노자·한홍구 칼럼을 꼭 챙겨본다. ‘안병수의 바르게 먹자’도 빼놓을 수 없다. 가공식품의 위험을 현실감 있게 전해듣고 있다.

최근의 표지이야기 중에선 엄마의 눈으로 읽은 617호 ‘급식투쟁 잔혹사’와 619호 ‘일곱 살의 트라우마’ 기획이 가슴에 와 닿았다. 물론 620호 한미 FTA 특집호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FTA의 허상만 알고 있다가 실체를 본 느낌이었어요. 솔직히 말해 배우들이 스크린쿼터에 반대한다고 1위 시위할 때 저도 밥그릇 싸움이지 그랬는데 이번에 기사를 보니 그럴 만했구나 싶더라고요. 저도 한미 FTA에 반대합니다.”

가끔 일어나는 배달 사고만 줄면 좋겠다고 말한다. “수요일이면 이게 언제 오나 하고 기다리는데 어떨 땐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와요. 화가 나죠. 지난주 거를 다음주에나 읽게 되니까요. 늦지 않게 보내주세요.” 또 퀴즈 응모에 부지런히 참여하고 있으니 “정성을 참작해달라”는 특별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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